‘알리체 밀라니(Alice Milani)’의 ‘마리 퀴리(Marie Curie)’는 방사능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마리아 스크워도프스카 퀴리’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다.

표지

마리 퀴리는 퀴리 부인으로도 유명한데, 이는 그의 남편 역시 학자로서 활동했기에 둘을 구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알아도 그녀의 남편은 잘 모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그녀의 학자로서의 높은 성과는 대단하다. 심지어 여성의 활동이 많지 않은 것을 넘어 학계 활동 자체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던 시대에 남긴 것이라 더 그렇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일종의 전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린이들을 위한 소위 위인전과는 달리 과장된 찬양 등과는 거리가 멀다. 그보다 인간으로서의 그녀의 삶과 업적을 비교적 담담하게 담은 것에 가깝다. 그를 위해 여러 자서전이나 회고록 등을 참고하기도 했는데, 그게 짧은 이야기 안에서도 깊이를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의 만화다 보니 기본적으로 담긴 내용 자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그녀의 삶 전체를 진득하니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그녀가 프랑스에 오게된 과정이나, 그 후 학자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곳에서 남편을 만나고 과학사에 남을 업적을 이뤄내는 등의 주요 사건들은 모두 잘 담아냈다. 그래서 전기로서는 조금 부족하기도 하나 그녀에 대해 살펴보는데는 꽤 도움이 된다. 특히 그녀가 했던 실험에 대해 남은 내용은 위인전에서는 볼 수 없던 것이라 흥미롭기도 했다.

만화로서는 꽤 독특한 편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스타일을 많이 보아온 한국 사람에겐 더 그렇다. 그래서 만화라기보다는 회화에 더 가까워 보이는데, 다행히 나름의 매력은 느껴진다. 다만, 그래서 그런지 장면마다 인물상이 조금씩 달라보이기도 한다. 표정 묘사도 아쉬워서 당황스러운 것인지, 화가 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단호한 것인지 좀 알아보기 어렵다.

짧은 분량에 여러 이야기를 담은만큼 생략도 많이 됐다. 심지어 부족한 설명을 채우기 위한 지문을 넣은 것도 아니라서 내용이 그렇게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이런 점들은 만화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만화지만 아이들보다는 어른에게 더 맞아 보인다. 마리 퀴리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이, 자서전이나 회고록 등과 함께 보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