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야화: 엘사와 고양이 - 거대한 새 우쿠리나의 전설’는 천년야화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표지

따로 넘버링이 되어있지 않지만, 이 책은 저자의 전작 ‘천년야화: 명탐정 스타게이저 - 사토시 나카모토 추리하기’와 같은 배경과 인물이 나오는 분명한 후속작이다. 당연히 내용도 전작에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흔히 같은 제목으로 넘버링이 되는 것처럼 완전히 연속된 이야기인 건 아니다. 개별적인 이야기라고도 할 만하고 알아둬야 할 사전 정보같은 걸 미리 초반에 소개하기도 하기 때문에, 전작을 보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읽을 만하다.

부제를 두개씩이나 달고 있는 것도 좀 독특한데,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와다보니 어느 하나만 내세우기 어려워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좀 하나로 압축하지 그랬냐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문장이 상당히 어색하고 안좋다는 거다. 한마디로, 매끄럽게 읽히지가 않는다. 여러 문장을 이은 긴 문장이 특히 그러해서, 앞뒤 문장이 크게 상관이 없거나, 연결이 이상하게 되어있거나, 처음과 끝이 맞아떨어지지 않거나 한 것들이, 읽다가 중간중간 멈칫하게 만든다. 이럴거면 굳이 잇지말고 차라리 짧은 문장으로 나눠놓는 게 더 나았겠다. 이 화재 저 화재가 두서없이 나열되는 것도, 마치 소설로서 쓴 글이 아니라, 누군가가 한 말을 정제없이 그대로 옮긴 것 같은 인상이다.

이야기 전개도 썩 매끄럽지 못하다. 일상적인 것에 하나씩 다른 것들을 덧붙힌다든가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조금씩 부풀려나가며 소설만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미처 흥미를 끌기 어려울만큼 파편화된 조각들을 화자를 바꿔가며 불친절하게 늘어놓으면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몰입이 안된다.

이건 단순히 초반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후로도 상당히 이어지는데, 이건 어떻게 보면 이 소설 시리즈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말하자면, 일종의 추리를 해보라는 것이랄까. 일부러 조각난 파편들을 던져주는 거라는 얘기다.

그것은 이야기를 좀 더 몽환적인 무언가로 느끼게도 하지만, 꽤나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어쨌든 기본적으로는 무엇이든 가능한 판타지 소설이기 때문이다. 어떤 관계나 상황도 만들어 낼 수 있는 판타지 베이스라는 것과 사실들을 모아 새로운 것을 밝혀낸다는 추리라는 것은 그렇게 썩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소위 웰메이드라 하는 미스터리한 판타지가 대게 추리보다는 서사의 정합성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짜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런 근본적인 한계는 이 소설도 그렇게 잘 극복해내진 못한 것 같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