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야마 미치코(靑山 美智子)’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木曜日にはココアを)’은 서로 다른 색과 도시를 품은 12편의 연작 단편을 담은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는 한 남자의 짝사랑으로 시작한다. 언제나 목요일이면 자신이 일하고 있는 카페에 늘 같은 자리에 앉아 핫코코아를 주문하는 그녀를, 남자는 혼자서 ‘코코아 씨’라고 부르며 늘 기다린다.

그렇게 시끌벅적한 곳은 아니라고 하지만, 카페에 손님이 코코아 씨 뿐인 것은 아니다. 고민이있는 워킹맘도 잠깐의 휴식을 위해 들르는데, 그것이 짝사랑 남에게 뜻밖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짝사랑남 이야기의 뒤를 이어받는다.

12편의 짧은 단편들은 모두 이런식으로 하나의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작은 연결들을 보여준다. 그것은 때론 스치는 사이일 수도 있고, 짧은 만남일 수도 있으며, 또는 깊은 인연일 수도 있다. 이것들이 계속 엮이면서, 단지 이전 이야기에서 다음 이야기로 바통을 넘겨주는 단순한 식으로만 사용되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변해가는 이야기를 꽤나 잘 그렸다.

이 연결은 뒤로 가면서 점차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이 이 소설을 연작 소설이면서도 전체가 온전히 하나인 장편 소설처럼 느끼게도 한다. 인연의 연결이 일종의 완전한 원을 그리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런 점은, 공감점이 높긴 하지만 다소 클리셰적이며 무난한 내용이라 할 수 있는 개별 단편들도 좀 더 흥미로운 것으로 만들어준다.

실로 구성이 멋진 소설이다. 2021년 일본 서점대상에서 2위에 올랐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법하다. 이게 작가의 데뷔작이라니, 다른 소설들도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