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여름(Farlig midsommar)’은 ‘토베 얀손(Tove jansson)’의 무민 연작소설 중 4번째 책이다.

표지

소설은 무민 골짜기에 홍수가 들이닥치면서 시작된다. 홍수로 인해 집은 모두 잠겨 버리고, 그래서 떠내려 오던 기묘한 집으로 옮겨갔다가 일이 잘못되면서 무민 가족들은 몇 무리로 흩어져 버리게 된다. 이 책에는 그런 그들이 다시 만나 무민 골짜기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있다.

그들의 모험은 무민 골짜기의 집에서 떠내려론 낯선 집, 그리고 공연장으로 무대가 바뀌면서 펼쳐지지만 거기에 큰 고난같은 것은 없기 때문에 조금은 소소한 일상같다는 느낌도 든다. 여러 캐릭터가 등장해 각자의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기 때문에 모험 자체가 짧아서 그렇기도 하다. 최종적으로 이들이 모두 만나 이야기의 갈등이 해소되는 것도 동화처럼 아기자기하게 그려졌다.

책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이 소설이 참 특이하다는 거였다. 그건 기묘한 캐릭터들이 잔뜩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어딘가 하나씩 어긋나거나 비뚤어진 정신적인 결함을 갖고있어서 그렇기도 하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큰 파탄없이 평온하고 평화롭게 흘러가지만, 그 안에서도 묘하게 어두운 느낌이 깔려있다. 외로움이나 슬픔, 불행같은 것 말이다.

그에비해 무민은 마치 무채색의 관찰자처럼 큰 특징이 없다. 딱히 꼬집을만한 성격도 없고, 다른 이들처럼 눈에 띄는 결함도 보이지 않는다. 불행해하거나, 뭔가를 갈구하지도 않고, 마찬가지로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가장 평범한 인물인 거다. 그래서 무민이 주인공인 이야기인 줄 알고 이야기를 접했다면 조금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무민들이 그런 성격이기 때문에 특이하기만 한 주변 인물들과도 함께 살수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들마저 어딘가 튀는 곳이 있었다면, 조용히 바라봐주거나 이해해주기 어려웠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은 모험 뿐 아니라 가족적인 성격도 띤다. 그들이 서로를 생각하고, 아껴주고, 행복을 바라는 모습은 가족이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