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깁스(Stuart Gibbs)’의 ‘달기지여 안녕(Waste of Space)’은 달기지 알파 시리즈(Moon Base Alpha Series)의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세번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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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전작들을 통해 달기지 생활의 매력과 우주에 대한 흥미로움, 그리고 그 안에서 벌이는 인간들끼리 다툼과 사건,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재미를 보여줬던 작가는, 이번에도 전작 못지않은 재미를 책에 잘 담아냈다.

매력 요소만을 따지자면 전작을 잘 답습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실제로 이야기의 어떤 점들은 ‘결국 그렇게 되지 않겠나’하고 손쉽게 상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식상하지는 않다. 각권에서 이야기하고 보여주는 우주와 달기지의 모습들도 조금씩 다른 면이 있어서다. 모두 같은 ‘달기지 알파’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사건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조금씩 바꾼 것도 한 몫 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무딘 감상을 주지는 않는다.

달기지라는 SF 소재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이야기와의 균형도 잘 맞췄다. 외계인 잔과 나누는 이야기라던가, 달 기지를 탐험하는 것은 물론, 그곳에서의 생활과 추리물로서의 면모도 꽤 괜찮게 잘 담아냈다.

사실 굳이 따지자면 추리물로서는 조금 아쉬운 면도 있다. 말하자면, ‘합리적 의심’ 까지만 이뤄냈을 뿐, 증거를 확보하고 사실을 증명하는 데까지는 미처 이르지 못한달까. 그렇다보니 사건 해결의 실마리도 의외로 엉뚱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비록 본격적인 추리물은 아니긴 하지만, 분명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그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만큼 전체적인 만족도가 높다. 어쩌면 시리즈를 더 낼 수도 있었을텐데 적당한 곳에서 정리한 것도 그렇고, 그 결말이 이전의 이야기와도 연관이 있으며 나름 깔끔하게 지어졌기에 더 그렇다.

이야기로서도 만족스럽고, 과학과 우주에 대해서도 흥미를 느끼게 하는 등 여러면에서 참 잘 만든 SF 소설이다.

꼭 미리 아는 정보 없이,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