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카야 아키라(深谷 陽)’의 ‘마음을 사로잡는 만화 컷 분할 교실(もっと魅せる・面白くする 魂に響く 漫画コマワリ教室)’은 만화에서 이야기만큼이나 중요한 컷 분할 강좌를 담은 책이다.

표지

책에서 말하는 ‘컷 분할’은 말 그 자체 이상의 의미를 갖고있다. 단지 칸들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것 뿐 아니라, 거기에 무엇을 넣을 것이며, 어떤 크기로 그릴지, 또 그 장면을 어떤 앵글과 구도로 구성할지 까지를 같이 얘기한다.

용어는 ‘컷 분할’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만화 ‘연출’에 대해 다룬다는 얘기다. 그걸 굳이 ‘컷 분할’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모든 연출의 시작에 컨 분할이 있기 때문이다.

그 후에는 각 컷은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그러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이며 거기에 적합한 구도나 구성은 무엇인지를 하나씩 예시를 들어가며 쉽게 설명해준다.

저자는 이를 좀 더 극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그걸 고려하지 않고 그린 원고를 먼저 보여주고 좀 더 나은 ‘컷 분할’로 수정해서 그린 원고를 다시 보여주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그게 컷 분할이 작품의 질을 얼마나 크게 바꾸는가를 효과적으로 알게 한다.

컷 분할에는 정답이라는 게 없기 때문에 설명 자체는 짧은데, 대신 실제 저자가 오프라인 수업을 하면서 했던 수정 예를 풍부하게 수록해서 다양한 경우에 어떻게 컷 분할을 개선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각각에는 첨삭과 해설도 꼼꼼하게 붙였기 때문에 이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얼마 전 만화가 주호민이 개인방송으로 ‘위펄래시’라는 걸 하면서 다양한 만화가 지망생들의 연출을 까기도 했었는데, 책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공부가 부족했는지(되는대로 그렸는지), 이 책만 봤었어도 그런 짓은 안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웹툰이란걸 통해 만화의 수요가 늘었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그려도 얼마든지 팔린다는 건 오만한 생각이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신만의 매력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때로는 그런 걸 충분히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죽는 작품에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는데, 스스로 그런 부족함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정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만화가 지망생이라면 최소한 이정도는 알아둬야 하지 않을까. 이 정도도 못하면서 만화가라고 하기는 솔직히 좀 창피하다. 부디 꼭 좀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