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미술관’은 여러 미술품을 불안이라는 큰 주제로 살펴본 책이다.

표지

‘불안’을 담은 미술품이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의 ‘절규(Skrik)’다. 일렁이는 강과 하늘, 그리고 마치 공포에 사로잡힌 듯한 표정의 얼굴. 누구든 이 작품을 보면 기묘한 울렁임과 뒤숭숭함, 그리고 금세라도 다가올 것 같은 공포나 절망 같은 것을 느낀다. 책에서는 이런 한눈에 알 수 있는 노골적인 작품뿐 아니라 얼핏 봐서는 어떤 불안을 담고 있는 건지 선뜻 알 수 없는 것들까지 살펴보며 각 작품에서 어떤 불안을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냈는지, 그것은 또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를 얘기한다.

작가는 작품에 나타나는 불안을 7가지 작은 분류로 나눠서 얘기한다. 섹스, 이별, 노쇠, 종말, 기다림, 공간, 그리고 작가다. 이 중 앞의 4가지는 비교적 선명하게 다가온다. 인간이 가지는 고뇌의 종류와도 같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교적 이해도 쉽다. 뒤의 세 가지는 그보다는 좀 덜해서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보다 들여다봐야만 한다.

다행인 것은 작가가 이것들에 담긴 이야기를 꽤 잘 풀어낸다는 거다. 물론, 불안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때로는 ‘이런 것도 불안의 하나라 봐야 하나’ 싶은 것도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림에 얽힌 이야기나 그림 자체의 해석도 모두 잘 했기에 무리 없이 따라가며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미술 작품들이 불안을 표현해서 얻으려는 목적은 무엇일까. 불안의 해소일까? 아니면 불안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위로? 아쉽게도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제3자의 눈으로 다양한 불안들을 밝히고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감춰져 있던 불안을 부추긴다. 미술이 불안을 ‘만끽하게 해준다’는 저자의 말이 참 적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