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의 신화’는 현대의 뒤틀린 인간군상을 담아낸 소설집이다.

표지

처음부터 병들어가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담으려고 한 것이다보니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들은 하나같이 좀 기분나쁘다. 어둡고 우울하며 절망적인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걸 좀 의도적으로 더 집약해놓은 모양새를 띄는데, 그렇기때문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소설을 접하게 된다면 다소 과장된, 그래서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렇게까지 우연이, 불운이 겹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종의 강조를 위한 것인데다, 꼭 그런 우연이 있지 말라는 법도 없고, 무엇보다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 하나 하나는 꽤나 사실적인 그것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이 일종의 극단에 몰려있는 것은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가에 대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다른 방법은 전혀 없는 정도 까지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다만, 그들이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 그런 선택을 했을 뿐.

이것이 이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 잘못되고 병적인 것으로 보이게 한다. 그런 것에 공감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씁쓸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수록작들은 어떻게 보면 꽤 실험적인 면도 있다. 담고 있는 내용 뿐 아니라 연출적인 부분도 그렇다. 그래서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한 좀 덜 대중적인 것 같기도 하다. 자기 소설을 출판하기 위해 직접 출판사를 설립한 저자이기에 자유롭게 해볼 수 있는 시도가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