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젠; 미완성 국가’는 감정과 이성을 둘러싼 싸움을 그린 SF 소설이다.

표지

기술이 발전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SF는 대게 기술발전이 가져올 장점과 그로인한 부작용을 그리고, 그 대척점에 있다고도 볼 수 있는 철학적인 측면을 통해 그 안에서의 인간에 대해 얘기하는 게 많다. 그래서 대게는 무엇이 옳으냐, 또는 그르다고 할 수 있느냐같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흘러간다.

이 소설에서는 그 핵심 주제로 ‘감정’을 선택했는데, 과연 감정이라는 것을 통제해도 괜찮으냐 하는 것에서부터, 감정을 사람을 구분하는 척도로 사용해도 되는 것인지는 물론, 감정이라는 게 인간성에서 얼마나 큰(또는 주요한) 역할을 하는가까지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걸 표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두개의 부류 사람들의 충돌로 보여줌으로써 마치 이성과 감정이 대립하는 것처럼 표현했는데, 한쪽이 힘과 권력을 갖고 있다는 점때문에 일종의 혁명물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해서 이야기는 나름 흥미롭게 읽히는 편이다. ‘이안’처럼 다소 극단적인 인물도 있지만 캐릭터 형성이라던가 일종의 반전미가 있는 이야기 전개도 나쁘지 않아 더 그렇다.

다만, 기본이 되는 설정이 잘 와닿지 않아서 깊게 몰입할 수는 없었다. 마치 강제 분노조절장애가 생기는 것처럼 갑작스럽게 감정이 폭발하게 된다는, 그런 기묘한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바이러스라는, 거기까지 원인 규명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마땅한 예방책이나 치료제가 전무하고 감정과 이성을 완전히 분리해버리겠다는 극단적인 방법을 시행하려한다는, 그런 기본 설정들이 아무래도 잘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바이러스만 아니었으면, 차라리 정체불명의 발병이 유행적으로 일면서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했으면 그래도 차라리 나았으련만. 다분히 유행에 편승하여 코로나감염증을 연상케하는 바이러스 설정을 집어 넣은 것이 끝내 아쉽다.

이야기는 궁금증을 남긴채 끝이 나는데, 애초에 단권으로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란다. 끌어올린 이야기들을 후속작에서 어떻게 이어받아 발전시켜 나갈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