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민 말루프(Amin Maalouf)’의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Nos frères inattendus)’은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지는 SF 소설이다.

표지

한가한 일상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꽤 느낌이 색다른 SF다. 놀라운 과학 기술력이나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는 여타의 작품들과 달리, 미래 기술로 대변되는 과학적 상상력이나 그를 묘사하는 소위 화려함 같은 게 없기 때문이다. 대신, 여러가지 의문들을 갖고있다.

그것은 애초부터 이 소설이 그러한 태생을 갖고 있어서 그런 것이다. 작가가 그 동안 에세이에서 다뤄온 주제들을 소설적으로 다루었다는 이 소설은, 문명과 인간 삶의 변화에 대해 꽤 진지하고 철학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렇다고 단지 저자 자신의 생각들을 죽 나열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대사를 통해 여러 관점을 보여주면서 독자가 직접 그를 접하고 숙고해보게 하기도 한다.

에세이에서 비롯된 소설이라 그런지 전하려는 이야기는 꽤나 직접적으로 하고는 있는데, 이것도 그리 나쁘게 보이지 않는다. 일기형식의 저서라는 것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일기란 애초에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담는 것이지 않던가.

소설은 상세한 지도나 땅문서 등으로나 파악할 수 있을만한 대서양의 작은 섬 안타키아에 정착한 중년의 만화가 ‘알렉’을 주인공으로 그가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일상적이면서도 잔잔하게 진행되는데, 그러면서도 대격변이라 할만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세상이 변하는 등을 꽤 잘 보여줘서 심심하지 않고 읽는 맛이 있다.

화려하지는 않다고 했다만, 다분히 아틀란티스를 연상케 하는, 또 드라마 V와 비교해보게 만드는 존재들과 그들이 보일 행보는 꽤나 흥미롭기도 하다.

여러모로 구성을 잘 한 소설이다. 에세이가 이런 식으로 소설이 될 수 있다니. 생각해보면 새삼 놀랍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