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계절’은 조금은 엉뚱하지만 볼만한 인간 드라마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서로 다른 인물을 화자로 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은 일종의 연작소설인 것처럼도 보인다. 화자가 다른만큼 이야기가 바뀔 때 주요 인물은 물론 배경, 그리고 이야기까지 모두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인물들이 꽤나 중요하게 재등장하면서 이것이 전혀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전의 것들과도 연결점이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게 뒤로 가면서 점점 쌓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별개의 이야기는 무슨 통으로 된 하나의 이야기라는 여실히 느끼게 된다.

이런 흩어져 있던 인연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모여 큰 줄기를 만들어내는 구성은 작가는 꽤 잘 그려냈다. 인물간의 연결점, 사소해 보였던 사건, 그것들이 남긴 것이 이어져서 이야기가 마무리 될 때는 꽤나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얼핏 소설은 대단히 가볍게 느껴지는데, 당장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부터 소위 아저씨 유머 식 말장난을 많이 넣어놨기 때문이다. 이게 처음에는 좀 어이없어 보이다가 (아저씨 유머가 대게 그렇듯) 계속 듣다보면 은근 재미있고 심지어 다음 것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에 더해 문장이나 이야기 전개도 딱히 심하게 처지는 곳이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유쾌하게 볼 수 있으며, 다소 판타지적인 요소도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면서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겪게되는 현실적인 문제라던가, 삶을 계속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게 만드는 꿈이라는 것처럼 묵직한 소재도 다루는데, 그게 유쾌한 이야기 흐름을 해치지 않게 잘 녹아있는 편이다. 너무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도 가벼운 농담이나 전개에 희석돼 부담스럽지 않는 등 조화도 나쁘지 않다.

에필로그까지, 꽤나 완성도 높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