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맨 1: 수살우체국’은 집배원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표지

SF?

의아한 마음에 다시 보게된다. 프롤로그를 마치 무협지처럼 시작하질않나, 그 뒤에도 꽤나 본격적인 집배원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도로명 주소 체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거리가 어쨌네, 우편물이 어쨌네, 시간이 어쨌네, 담당 구역이 어쨌네 하는 이야기를 보다보면 내가 책을 제대로 보고 있는 건가 다시 한번 표지를 훑어보게 된다.

본업은 일단 킬러라는데, 주저리 주저리 떠들면서 주의가 산만해 보이기까지 하는 주인공은 어떻게 보아도 천상 집배원인 것만 같다.

이게 소설의 배경을 지극히 현실적인 위치로 끌어내리는데 한 몫 한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뮤턴트라는 것은 다분히 X-MEN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그걸 이능력이 아닌 요괴나 몬스터처럼 묘사해 (섞어찌개같은 느낌을 풍기기도 하나) 나름의 차이를 둔 것은 썩 나쁘지 않았다.

6, 7권 정도의 시리즈로 기획했다는 이 소설은 생각보다 배경 설정이 충실한 편이다. 왜 하필이면 우체국 집배원인가 하는 것도 그렇다. 이게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다만, 그 기대가 향한 곳이 SF 보다는 액션 판타지에 더 가깝기에 SF 소설로서는 좀 미묘해 보이기도 한다. 이후 시리즈가 어떻게 이어질지 지켜봐야겠다.

소설로서 아쉬운 것은 잘 읽히지가 않는다는 거다. 여러 이야기가 왔다갔다 하는데 더해서, 했던 얘기를 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었던 데를 실수로 다시 읽는 것 같고, 덕분에 멈칫하게 된다. 앞서 주인공이 ‘주의가 산만한 것 같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설마 이걸 컨셉으로 민 건 아니겠지.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