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은 좀비물에 다양한 장르를 섞어 끓인 짬뽕이다.

표지

현대에 가장 인기있는 좀비물, 그것에 SF에서 가장 흥미로운 소재 중 하나인 타임루프물을 섞고, 결국엔 좀비가 되어 끔찍한 갈망에 시달리다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약간은 호러적인 요소에, 대체 왜 좀비들이 등장하게 되었으며 자신은 같은 하루를 반복하고 있으며 어떻게해야 이러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지를 마치 미스터리처럼 조금씩 파헤치면서 과연 어떤 마무리로 수렴하게 될지 궁금하게 한다.

아쉬운 것은 그게 뒤로 갈수록 약해지다못해 후반부에 들어서게되면 흥미마저 크게 떨어지게 된다는 거다. 뭐랄까, 굳이 정리를 해보자면, SF적인 요소가 결국 발목을 잡아버렸달까.

균열이 느껴진 것은 앞뒤가 안맞는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다. 앞에서는 이렇게 얘기했던 걸 뒤에서는 다르게 얘기하는 게 몇개 있는데 그게 비교적 논리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그럴듯함을 중시하는 SF에서는 크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더 이상 이야기를 그 자체로 즐기지 못하고, 다른 것들까지 분석하며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SF적인 부분에서 많은 허점들을 드러낸다. 애초에 좀비 사태가 발발하게 된 이유나 과정도 그렇고, 그것이 심화되어 아포칼립스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것도 별로 그럴듯하지가 못하다.

심지어 그것들이 결국엔 그걸로 집약되서, 그런 식으로 끝난다고? 책을 덮고나면 좀 허함까지 느끼게 된다.

좀비물에 타임루프를 접목한 것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시간이라는 요소때문에 일단은 SF로 분류하기는 하지만 타임루프는 애초에 판타지에 더 가깝기 때문에 두개의 조합이 그리 어색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후반부에 전과는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고 그를 이용해 그때까지 쌓아왔던 것들을 한번에 해소하려고 했던 게 안좋았다. 완성도가 떨어져 별로 그럴듯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냥 좀비 타임루프물로 끝까지 이어나갈 순 없었을까. 차라리 뜬금없는 외계인 침략 전개가 나았을지도.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