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M. 토마스(Elizabeth Mashall Thomas)’의 ‘세상의 모든 딸들(Reindeer Moon)’은 구석기 시대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가장 먼저 관심이 가는 건 이 소설의 무려 2만년 전인 후기 구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상상만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실제 당시에 대한 연구를 이용해 그를 기반으로 썼다니 과연 당시의 생활상과 인간 문화는 어땠을지 궁금증이 일었다.

후기 구석기 시대라면, 아직 농경이 시작되기 이전 단계인 시대다. 즉, 아직은 사냥에 의존하던 때고, 그래서 자연히 부족도 사냥해서 먹고 살 수 있는, 또 먹여 살릴 필요가 있는, 가족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는 얘기다. 사냥으로 생을 꾸려나가기 때문에 사회도 자연히 힘이 강한 남성들이 중심에 있으며, 여성은 그곳의 부수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로 그친다.

당시의 사회를 보면, 어째서 사회가 남성 중심적인 사회가 되었는지를 새삼 알 수 있다. 육체적인 힘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그 안에서 다른 길을 가려해도 잘 되기가 힘들다. 왠지 짠해지는 점이다.

소설을 보면서 꽤 놀랐던 것은 구석기 원시인이라고 해서, 의식주 등 본능에 충실한 삶이 아닐까 싶었었는데, 그보다 훨씬 높은 문화를 갖고 있었다는 거다. 그래서 이야기도 훨씬 풍부하고 볼게 많았다.

문장도 무려 30년이나 된 소설이지만 구식같지도 않고, 내용도 여러가지 생각해볼 거리가 많다. 특히 여성의 삶을 그린 점은 여러가지로 지금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의외로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서 살아갔던 여성의 이야기는 현대 사람들에게도 얘기하는 바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