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황후 2’는 재미와 흡입력이 여전한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다.

표지

전권에서 좀 우려스러웠던 것은 자칫 여러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재혼상대찾기 식의 전개로 흘러가진 않을까 했던 거였다. 모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을때도 이것을 굉장히 불필요하며 재미까지 없는 부분이라 보았던지라 괜히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싶었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일단 다행이었다. 그런식의 요소가 전혀 없었다고까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걸 주요 소재로 삼으면서 재미를 휘발시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황후 ‘나비에’와 정부 ‘라스타’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대립 구도를 강화했는데, 이건 당연하고도 마땅하다 할만한 전개이기에 자연히 이입하고 빠져들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이야기를 좀 더 커지게 만드는 것이라던가, 등장인물들의 관계나 상황을 조금 바꿈으로서 새로운 국면이 일어나도록 만드는 것도 좋았다. 덕분에 2권은 1권 못지않게 좋을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훨씬 재미있기도 했다.

특히 이야기 구조상의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비틀어 문제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아직은 이제까지의 생각을 바꾸게 하거나 뿌리를 크게 뒤흔들어 놓는 것까지는 아니었으나, 이 덕분에 이야기가 뻔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것도 꽤 성공적으로 막아냈으며 앞으로의 이야기 역시 전개에 따라 훨씬 흥미로워질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게 한다. 이것 만으로도 2권이 1권보다 더 나아졌다고 느끼게 한다.

그러면서도 1권에서 구축했던 특징과 장단점도 여전히 살아있는 편이다. 심란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대처해나가는 나비에도 잘 그렸으며, 일종의 빌런으로서의 라스타를 보여주는 것 역시 여전하다는 말이다. 천사같이 사랑스러워 보인다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딱히 왜 사랑스러운지 잘 모르겠는데다 취급 역시 여전한 것을 보면, 이런 묘사 자체가 어쩌면 작가의 노골적인 의도가 반영된 것 같기도 하다.

이것은 계속해서 소비에슈의 행보를 좀 의아해 보이게 한다.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야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시대배경이나 문화 등을 생각하면 그게 그렇게까지 하게 할만한 거였는가에는 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작가가 이를 어느 정도까지 해소해 줄 것이냐도 나름 지켜볼 부분일 것 같다.

꽤 많은 이야기가 진행된 것 같지만 아직 반도 오지 않았다1는 것이 새삼 재밌다. 언제든 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상황을 유지하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더하고 기대하게 하는 걸 매번 잘 해내는 것 같다.

이후에는 또 어떤 이야기와 전개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재혼황후는 현재(2021-03-31, 출판일 기준) 5권까지 발매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