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플리카 2: 운명의 아이’는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표지

1권을 읽고나면 2권이 어떻게 될지는 좀 예상이 되는 편이다. 꽤나 익숙한 소재와 주제를 억지스런 반전없이 무난하게 써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어느정도 읽을만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가 썩 좋지만은 않다. 여러 부분에서 핍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등장인물 상당수의 생각과 행동에 공감하기가 어렵다. 전에 보여주었던 모습이나 행동, 말과 모순되는 것들이 나오는데 왜 그렇게 바뀌게 되었는지를 충분히 납득시키지 않기도 하고, 이성적인 것도 감성적인 것도 아닌 이상한 선 위에서 이럴땐 이렇게 저럴땐 저렇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서다. 잘만 그려졌다면 물론 이런 것도 복잡한 캐릭터성이라던가 내적 갈등이라던가 하는 것으로 포장될 수 있었겠다만, 그러기엔 너무 얕았다.

이런 모습은 특히 주인공과 아군이라 할만한 인간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이들을 이상한 집단으로 느끼게 한다. 이야기의 주축이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체인 주연 캐릭터들이 이렇다는 것은 분명한 단점이다. 이것은 주제같은 것도 와닿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의심하고 의아하게 여기게 한다.

차라리 악당 캐릭터들은 욕망과 이득을 쫒는 단순한 캐릭터였을지언정 계속해서 나름의 일관성이 있었고 그래서 오히려 쉽게 공감할만한 인물들이었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이야기의 끝마저도 그러해서 좀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짧은 문장으로 요약하면 뭔가 있어보이고 그럴듯 할지도 모르겠지만, 풀어쓴 이야기에서는 그런 게 잘 느껴지지 않는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