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 만나요 1’는 꽤 흥미로운 일종의 직장인 로맨스물이다.

표지

픽션, 그러니까 만들어낸 이야기 중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현실적이어서 절로 이입이 되고 실제 현실까지 돌아보게 만드는 게 있는가 하면, 완전히 대놓고 허구의 것이어서 그 자유롭게 펼쳐진 상상의 세계를 순수하게 즐기는 것도 있고, 두가지가 적당히 섞여있어서 어느정도 이입을 하면서도 현실과는 다른 판타지를 즐기는 것도 있다.

개인적으로 로맨스는 그 중 세번째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데, 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그런 점이 특히 두드러진다.

과거에 헤어졌던 연인을 다시, 그것도 직장 상사와 부하의 관계로 만난다는 것은 의외로 꽤 자주 벌어지는 일이다. 전혀 다른 분야로 전업을 하지 않는 이상, 생각보다 직장인의 활동 범위라는 것은 꽤 좁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번역 특히 통역이라는 특별한 직종에 있다면 더 그렇다.

무려 3년이나 지났다고는 하지만 그게 어찌보면 급작스러웠던 것이었고, 그 후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음을 짐작케도 하기 때문에 둘이 아직 마음이 남아있으며 그것이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도 꽤 잘 살아있다.

그러면서도 둘 사이에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는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딱히 별 것 하지 않아도 줄타기를 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다만, 그를 위해 배경과 캐릭터 설정은 다소 무리하게 만든 편이다. 젊은 나이에 그것도 급작스럽게 회사를 일으킨 대표가 되었다던가, 거액의 빛 때문에 사채업자에게 시달린다는 것도 절로 ‘요즘도 그래?’라고 생각할만큼 어색하다.

심지어 무려 2억이라는 거금을 얻었으면서도 그걸 이상하게 사용해 여전히 거지같은 상황을 자처하고 있는 것도 나름 똑부러지며 당차야 할 주인공 캐릭터와 맞지않아 좀 당황스럽다. 이자도 센데다 심지어 추심에 시달리고있기까지 하다면 더더욱 사채부터 처리하고 빛을 제1금융으로 옮기려고 하는 게 최소한의 상식 아닌가.

아무리 알던 사이라지만 무려 3년이나 지나고 나서도 공과 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등 사회인으로서 제대로 된 행동을 보이지 않는 모습도 계속 걸리게 만든다. 아무리 여전히 친밀하다는 걸 어필하려는 것이었더라도 좀 과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은 아쉬움이 남는 반면, 흥미롭고 흡입력있게 다음 이야기로 끌어가는 것은 꽤 잘했다. 두 사람 사이의 오해를 이용하는 것이나 감정 묘사도 나쁘지 않다. 이런 게 이 소설을 꽤 괜찮은 로맨스로 읽히게 한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