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괴수괴인 도해백과’는 SF 영화 속 괴수와 괴인들을 파해쳐 담은 책이다.

표지

인간은 참말로 비인간적인 존재들을 사랑한다. 세상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었을 때에는 그걸 보완하기 위한 것인 줄 알았는데, 꽤나 과학이 발전하고 웬만한 것들은 다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 지금에도 비과학적이거나 특이한 괴수괴인들을 즐기는 것을 보면 사랑한다는 말 외엔 달리 그러한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이러한 사랑은 각종 SF 영화들에서 진가를 발휘해왔다. 때론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그저 순수한 공포를 선사하기도 하고, 또 어떤 괴인, 괴수들은 차마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연을 갖고있어서 절로 짠한 마음을 들게 만들기도 한다. 설사 그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해치고 다녔을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옛 SF 영화 속 괴수와 괴인들을 한데 모은 것으로, 겉 모습에서부터 그들만의 특별한 능력, 영화에서의 활약 등을 장황하지 않도록 짧게 요약하여 담아 가볍게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지금보면 (특히 외형적인 면에서) 어설픈 부분도 많지만, 중요한 부분들을 잘 살렸기에 오히려 요즘의 외계생명체라던가 하는 것들보다 매력적인 부분도 있다. 그것을 괴수의 크기, 체중과 같은 정보나 해부도 등과 함께 볼 수 있어 괴수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름 재미있게 볼 만하다.

다만, 적은 페이지에 여러가지 것들을 집어넣으려고 해서 그런지 편집이 썩 좋지만은 않다. 여기저기 눈을 굴려야 하다보니 책장을 넘겨가며 자연스럽게 읽어나갈 수는 없어 흐름이 끊기는 지점이 의외로 꽤 있기 때문이다.

많은 괴수와 괴인을 적은 페이지로 소화하려 한 문제는 괴수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으로도 이어진다. 일반적인 모습과, 해부도,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 등으로 나눠서 하나씩 확실하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한두 그림으로 이런 것들을 퉁치려는 해서 더 그렇다.

삽화의 작품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어둡고 기괴한 느낌의 그림은 아트적으로야 그 나름의 매력도 있을만 하겠다만, 다소 뭉개지고 시인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일종의 도감이라 할 수 있는 책의 컨셉과는 썩 어울리지 않는다. 차라리 밋밋하고 단순화되었더라도 분명히 알아볼 수 있는 게 더 나았을거란 얘기다.

컨셉과 내용은 차치하고, 편집 등의 완성도는 아쉬운 책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