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가와 카오리(長谷川 馨)’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死神の絵の具 「僕」が愛した色彩と黒猫の選択)’는 인간의 영혼의 색채에 심취한 사신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주인공인 사신은 인간들의 영혼을 수집한다. 정확하게는 영혼에 새겨진 기억의 조각, 여러가지 경험과 감정들이 새겨져 각자의 독특한 색채를 발하는 그 아름다움을 수집하는 거다. 그것을 아교액과 물에 녹여 물감으로 만든 후 그 아름답고 유일하다 할 수 있는 색채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의 취미라 할 수 있다.

소설을 그런 사신이 다양한 사람들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그들이 가진 사연들을 들여다보고 때로는 거기에 깊은 공감을 하기도 하면서 인간 드라마를 보여주는 구성을 하고 있다. 죽으면서 남기는 일종의 미련 또는 그 사람이 품고있던 가장 아름다운 기억들, 그리고 남겨진 감정이나 사람들과의 이야기들은 꽤나 전형적이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대중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은 잘 읽힐 뿐 아니라 감정이입과 몰입도 잘 되는 편이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 같은 설정과 흐름으로 여러 이야기와 감성을 담은 것이 소설과 잘 어울린다. 사람들이 가진 여러 측면들을 무리하게 엮지않고 각기 보여주기 때문에 억지스럽지도 않으며, 끝이 정해져있기에 질질끌지않고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사신의 이야기도 잘 섞었는데, 이게 소설을 일관된 하나의 이야기, 처음과 끝이 분명한 완결성 있는 이야기로 엮어주기도 한다.

영혼의 조각에 그만의 독특한 색이 깃들기에 그것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설정은 조금 익숙하면서도 꽤나 신선했는데, 절로 내 영혼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언제, 어떤 기억일지 그것은 또 무슨 색일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