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나시 미즈키’의 ‘죽을 때는 눈부시게 1’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소녀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커버

플라스틱’ 러브 스토리라고 하는 소개가 꽤 독특한데, 주인공이 한 결심에서 비롯된 것이란 걸 생각하면 의외로 적절해 보이기도 한다.

소재 자체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와 똑같은데, 그것이 좀 더 유쾌하고 일종의 판타지처럼 그렸었다면 이 만화는 훨씬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그린 것이 차이점이다.

이 현실감은 대부분 주요 캐릭터들의 생각과 감정을 이입할 수 있을 정도로 잘 그려낸 것에서 온다. 그게 제3자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잘못된 선택만을 계속하는 것 같아 주인공을 안타깝게 바라보게 하면서도 또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기도 해서 더욱 연민을 갖게한다.

그렇게 상당히 우울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런지 꽤 초반에 전환이 이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어두운 분위기가 남아있다.

29p

이야기의 속도는 좀 느린 편이어서 1권은 이제 막 시작했다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일이 얼마나 틀어질 수 있는지는 또 섬세하게 남겼는데, 그게 주인공의 행보와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 펼쳐져있음을 절로 예상케한다. 아이고, 불쌍한 것.

속도는 느리지만 심리적인 묘사를 잘해서 밀도는 꽤 높은 편이다. 누구나 속에 품고 있지만 섣불리 내뱉지는 않는 마음이라던가 잘못됐을 때 자책을 하게 된다던가 하는 심정같은 것도 잘 드러난다. 이런 점은 순정만화로서 꽤 강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