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1: 초호화 크루즈 살인사건’은 잠뜰TV 컨텐츠를 원작으로 한 본격 추리 스토리북이다.

표지

초호화 럭셔리 크루즈에 초대받은 여섯 명의 사람들에게 파티의 호스트였던 SP그룹의 총수 민회장이 살해된채 등장하고, 이어서 손님들 역시 차례로 한사람씩 사라지면서 즐거워야 할 파티는 공포스럽게 변해버리고 만다.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원작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다만, 원작이 조금은 일종의 역할극이나 상황극같은 분위기였던 것과 달리 완전히 소설의 형태로 다시 써냈다는 것이 가장 큰 변경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개 방식 등은 크게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좀 이상해 보이는 것도 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마당에 마치 지시문처럼 들려오는 안내 방송이라던가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마치 해금되듯이 조금씩 제한이 풀리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것들은 지나치게 게임같은 모습이라서 현실적이지 않은데, 소설로 옮기면서까지 이런 것들을 살린 것은 분명 단점으로 집을 만하다. 설사 원작과 일부 달라지게 되더라도 좀 더 현실성 있는 설정과 이야기로 바꾸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야기가 단락적으로 끊어지는 것 역시 단점인데, 갑작스레 모두가 잠들고 그 사이에 상황이 조금씩 바뀌어 있다는 것을 너무 형편좋게 사용했다. 이야기가 범인이 쇼를 선보이듯 일방적으로 전개되는 것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원작에서 참가자들이 마치 게임을 하듯이 진행하던 부분들이 소설에선 빠지다보니 너무 단조로워진게 아닌가 싶다.

추가로, 비록 소설이라 큰 오점으로 꼽을 것까지는 아니나, 무려 6명이나 되는 캐릭터들이 거의 똑같은 모습을 하고있어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단점이라 할 만하다. 시리즈로 낼 것이라면 기왕에 캐릭터를 제대로 만드는게 낫지 않을까. 똑같은 얼굴에 복장만 조금씩 바꿔 다른 캐릭터라고 하는 것은 좀 성의없다.

그래도 마치 양파를 까듯이 하나씩 벗겨지며 진실이 드러나는 이야기가 나름 볼만하긴 하다. 제대로 된 소설로 그걸 살렸으면 더 좋았겠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