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마을’의 개정판인 ‘혼’은 영생을 소재로 한 오컬트 미스터리 소설이다.

표지

신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일종의 판타지라고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얼핏 인간 드라마처럼 보이기도 하나 뒤로 가면서 등장인물들의 배경이 드러남에따라 오컬트 미스터리로서의 모습을 잘 드러낸다.

퇴마물처럼 액션성을 중시한 게 아니라면, 이런 장르의 이야기가 대부분 이야기 일부를 끝까지 얘기안하고 감추면서 대체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 것과 달리 이 소설은 딱히 그런 식으로 감질나게 쓰이지는 않았다. 전체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로 크게 둘로 나누어 따로 진행하기는 한다만, 대체로 감추는 것 없이 시원시원하게 풀어내는 편이다. 그래서 좀 읽다보면 전체가 눈에 들어오며 전개도 예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도 끝까지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것은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혼’에 관한 설정을 꽤나 잘 만들었기 때문이다. 천성 또는 운명이라 할 수 있는 것과 주요 인물의 성정도 그럴듯하게 그려내 이야기의 흐름도 자연스러운 편이다. 누구든 혹할만한 욕망에서 기인한 것이라 더 그렇다.

떡밥도 회수하면서 극의 분위기도 어느정도 남겨두는 결말도 나쁘지 않아서 꽤 완성도가 있어 보인다.

다만, 보조 인물들의 서사는 좀 많이 생략된 면이 있다. 그 덕에 끝까지 지루하지 않고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나, 대신 몇몇 행동들을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남게 하기도 한다. 그냥 그러했다는 식으로 퉁치고 넘어가버리는 것은 주요 인물에게도 좀 있으며 그 중 일부는 뚜렷한 의아함으로 남기도 한다. 그러한 것들 중에는 이야기의 주요 흐름과 연관된 것도 있어서 못내 불만족스럽다.

그래도 소재를 흥미롭게 잘 살렸고 그것을 미스터리한 이야기로 잘 보여주기에 나름 재미있게 읽을 만하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