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리의 영상툰 4: 사이다툰 레전드’는 속이 풀리는 사연들을 만화로 재구성한 책이다.

표지

써리의 영상툰은 다양한 사연들을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곁들여 동영상으로 소개해주는 컨텐츠다. 취급하는 사연은 딱히 가리지 않아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웃긴 것에서부터 고민 사연이나 오싹한 이야기 등 여러가지를 다룬다.

이 책은 그러한 것들 중 막힌 속이 뚤리는 것 같은 소위 ‘사이다 사연’들을 모아서 만화화 한 것이다. 원작부터가 일종의 만화인데도 굳이 ‘만화화’라고 하는 것은 원작을 가져다 컷분할을 다시 하는 식으로 편집하기만 한 게 아니라, 원작을 소화한 후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원작이 분명하기 때문에 둘을 놓고 비교해보면 그대로 사용한 스크립트가 눈에 띄기도 하다만, 만화에 맞도록 수정도 많이해서 원작과는 꽤 다른 느낌도 든다.

원작이 빠른 컨테츠 소비를 위해 간단한 선만을 사용하여 표현에만 집중한 것과 달리 책은 그림도 제대로 그렸으면 색도 꼼꼼히 칠해 완성도를 높였다. 동영상과 책은 엄연히 다르다는 걸 생각하면 이런 변경이 꽤 긍정적이다.

많은 걸 바꾸면서도, 원작의 요소를 여전히 살린 점도 있다. 사연을 소개하는 DJ 역할로 써리가 등장하는 것이 그렇다. 오히려 담당 PD와 카메라 감독을 추가하여 사연 외적인 부분의 비중이 더 늘어났는데, 이 방송 외적인 이야기가 방송과 섞이면서 오히려 라디오 형식이 깨지는 문제도 생겨 불필요한 덧붙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이다 사연은 대체로 재미있긴 한데, 생각보다 엄청 속이 후련한 사연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은 소소한 복수나 무시하는 정도로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사연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