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배낭: 재난에서 나를 지켜주는 대피 & 피난법’은 생존배낭과 비상 상황에서의 행동 요령을 담은 책이다.
현대사회는 상당히 안전한 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손쉽게 위험에 처하거나 해를 당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비록 확률이 낮더라도 여전히, 특히 다른 인간에 의한 사건으로, 위험에 처할 수 있기는 하지만) 왠만해선 위험해질 일이 없고, 설사 위험에 처하더라도 (자주 한계가 지적되기도 하지만) 구조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인력도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현대인들에게 있어 ‘생존’이란 ‘캠핑’이나 ‘부쉬 크래프트’와 같은 일종의 야외 활동 즉 취미와 같은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진 피해 등을 겪고 전문가들이 이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지금은 그대로 하나쯤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까지는 생기긴 했지만, 그것마저도 쇼핑의 대상으로 소비되면서 껍데기만 어설프게 아는 사람도 많은게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좀 더 각잡고 생존배낭과 그 구성품에 대해 얘기한다. 먼저 무게와 품목수에 따른 구성을 보여준 뒤, 각 물품들이 어떤 때를 위한 것인지를 개별적으로 얘기하므로 처음부터 차분히 읽어보면 좋다.
생존배낭에 포함할 물품들에 대해서는 잘 설명했으나, 그래서 그것들 중 무엇을 포함할 것인가는 여전히 좀 어려운데, 보다보면 이것도 저것도 다 필요해보여서다. 자기 생활권과 예상되는 재난, 그에따른 대피장소와 대피로, 그리고 그에 적합한 필요 물품의 구성 사례를 각기 다른 예시를 통해 보여줬으면 좀 더 좋았겠다.
아쉬운 것은, 편집이 그렇게 잘 된 것은 아니라는 거다. 제대로 분리해서 표기하지 않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 것도 있고, 똑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나오는가 하면, 언급하는 정도로만 다뤄 설명이 부족하기에 관련 정보를 더 찾아보기 전엔 실천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담을지를 먼저 잘 구성해놓고 내용을 채운 것이 아닌 느낌이다.
반대로 대주제 소주제 등을 나누어 다는 등 내용이 잘 들어오게 한 구성은 좋으며, 내용 자체도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생존배낭이나 재난대책에 관심이 있었다면, 그래도 이 책이 기본적인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