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을 부탁해’는 소방관을 테마로 한 단편 소설집이다.

표지

우리는 꽤 분명한 소방관에 대한 기대가 있다. 자신의 위험마저 감수하며 사람들을 위해 몸을 던지는 희생정신, 소위 영웅적인 모습이 그렇다.

거기에 한국적인 요소를 좀 더하자면, 그들이 있기에 안전한 사회가 된다는 대단하고 꼭 필요한 역할을 맡고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대우는 좀 시원찮다는 거다.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장비가 없다든가, 큰 부상을 입고 은퇴하고서 근근히 살아간다든가, 그들의 생활이 썩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 들이 여럿 알려지면서 그런 이미지가 굳게 되었다.

이게 생각보다 크게 자리잡고 있다보니 소방관을 소재로 했다고 하면 대충 몇가지 많이 봤던 레퍼토리가 반복되리라고 쉽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수록작 중 일부는 꽤나 그런식으로 쓰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식으로 일반화를 해버리면 인간의 인생이란 것도 비슷비슷한, 딱히 새로울 것 없는 것이 되버리기 마련이다. 같은 것을 소재로 했더라도 그것을 대하는 사람은 물론 그들의 이야기 역시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지루한 반복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소방관에게 일어나는 일들, 기대하는 점 등을 꽤 잘 그려내면서도 각자의 드라마를 누구를 화자로 하여 들려주는가 등으로 차이를 두면서 나름 각자만의 개성도 챙겼다.

수록작 중에는 소방관 소재라는 걸 단지 현실에서와 같은 직업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좀 더 폭넓게 생각한 것도 있는데 그런 것도 꽤 흥미로웠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