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 워너(Penny Warner)’의 ‘암호 클럽 17: 수상한 운동회(The Code Busters Club #17: Secret Scheme at Sports Day)’는, 운동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시리즈 17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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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운동회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딱히 대단한 일이 있었던 기억까진 없는데다, 소설에서의 운동회가 다소 소소하게 벌이는 행사인 것처럼 그려져서 더 그렇다.

그런점에서 팀을 짜 운동회와 식전행사 등을 준비하고, 팀끼리 경쟁을 하며 우승을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나쁘지 않게 잘 그려낸 것 같다.

운동회에서 자꾸만 미심쩍은 일들이 이어지고, 그것을 의심하고 수상하게 여긴 아이들이 그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와 배후를 밝혀내려 한다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그게 너무 싱겁게 해소된다는 점은 좀 아쉽다. 물론 처음부터 뻔히 예상되는 것이기는 했다만, 그래도 그걸 추리해내고 꼼짝못하게 몰아붙이는 것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해주길 바랬는데, 후반부에 이르러서 너무 뚝딱 해치우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 규칙에도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 덕분에 별 특별한 장치나 개입 없이도 경기 조작이 가능하긴 했지만,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결말도 좀 그런데, 그 덕에 찝찝함을 남기지 않는 한바탕의 유쾌한 소동극으로 넘길 수 있는 사건이 된 것이라 마냥 나쁘기만 하지는 않다.

암호를 주요 소재로 한 시리즈인만큼 암호도 여러곳에서 사용되었는데, 대부분 암호클럽 멤버들끼리 남들 몰래 비밀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사용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모르는 걸로 친다는 게 암묵적인 설정같은 건 줄 알았는데, 정면에서 알아듣고 대응해오는 사람이 등장해서 좀 신선했다.

암호클럽도 이제 슬슬 자기들만의 새로운 암호를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