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토의 주인’은 버려진 반려동물들과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인간은 명실상부한 지구 지상 위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도저히 인간과 세를 견줄 존재가 없어보일 정도다. 그래서인지 인간은 오만하고, 이기적인 행동도 곧잘 일삼는다.

다른 동물들을 자신의 것으로 손쉽게 취하고 그만큼이나 손쉽게 버리는 것도 그 하나다. 어쩌면 애초에 자연에서 살아가는 것들이니 알아서 살면 되지 않냐는 미련함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동물들은 인간세상에서 태어나거나 길들여지게 되면서 야생에서 살아갈 방법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런 그들에게 야생에서 살아가라고 하는 건 말 그대로 나가 죽으라는 것이나 같은 거다.

그렇다고 인간 생활권 근처에서 같이 살아갈 수 있느냐. 그러기도 어렵다. 먹을 것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은 어찌보면 사소한 문제다. 인간에게 눈에 띄면 잡혀가 안락사에 처해지거나, 별 이유없이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먹거리로서 이용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모든 이유에 오롯이 인간이 있다. 그러니 어쩌면 동물들이 인간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저자는 거기에 인간다운 상상력을 더해 논란을 일으킬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소설은 상당수가 동물의 시점에서 진행되지만 그럼에도 거의 일관되게 인간의 관점을 보여준다. 인간들이 동물들에게 행하는 것들, 그게 얼마나 동물들에게 불합리할 것인가 하는 것들이 그렇다. 사실 따지자면 동물들이 인간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일종의 복수를 한다는 아이디어부터가 다분히 인간적이다. 실제 동물들에겐 전혀 그런 면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예상외로 어색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동물로서는 알 수 없을법한 인간의 것들을 너무 쉽게 이해하는 게 그렇다. 특히 어떤 건 용어까지 너무 쉽게 파악하는데 반해 또 어떤건 전혀 무지한 것처럼 그려져서 일관되어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 더 안좋았다. 이게 동물들의 이야기를 진짜 그럴듯한 그들의 것으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 이야기의 완성도가 썩 좋진 않다는 얘기다.

대신 하려던 이야기는 꽤 확실히 담은 편이다. 유기동물부터 안락사, 중성화, 식용, 그리고 상품화까지 반려동물과 관련해서 생각해볼만한 것들은 대부분 다룬 듯하다. 여기엔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는만큼 동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텐데, 소설을 보며 그걸 다시 생각해보는 것 만으로도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