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칼라일(Rose Carlyle)’의 ‘걸 인 더 미러(The Girl in the Mirror)’는 일란성 쌍둥이를 소재로 한 흥미로운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표지

자매인 ‘서머(Summer)’와 ‘아이리스(Iris)’는 그들의 부도들도 헷갈릴 정도로 똑 닮은 일란성 쌍둥이다. 다만 특이한 게 있다면 보통 배아 단계에서부터 완전히 분리가 되는 일반적인 쌍둥이와 달리 이들은 자칫하면 샴 쌍둥이가 될 수도 있었을 위험한 단계에서 분리가 일어났다는 거다. 그것이 외모는 물론 장기의 위치에까지 영향을 주었는지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좌우가 다른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일반인과 다를 것 없는 서머와 달리 아이리스의 심장은 오른쪽에서 뛴다.

그에 더불어 애초에 한명일거라 생각하고 지었던 이름을 언니인 서머에게 붙여준 것이라던가, 자신에게는 우연히 병실에 들어왔던 꽃 이름으로 대충 붙인 것도 그렇고, 제대로 구분조차 못하는 주제에 언니를 더 미인으로 쳐주는 것까지 겹치고 겹쳐서 아이리스는 서머에게 일종의 컴플렉스까지 갖고있다.

그래도 도저히 미워할 수 없을만큼 착하고 사랑스러워서 엄청 충돌한다던가 사이가 나쁜 거나 한 것은 아닌데,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가 생기면서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저자의 필력에 상당한 감탄이 나온다. 소설에는 유산상속, 가족 문제, 해양 등 꽤 여러가지 요소들이 섞여있는데, 그것들을 모두 잘 다루고 있는데다 배합도 적절하게 잘 해놓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인들에게 낯선 요트와 항해 부분도 흥미롭게 잘 그려냈다. 그래서 읽으면서 지루해지는 구간이 없다시피 하다.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나, 그것을 맞딱뜨리게 되는 사람의 심리를 묘사하는 것도 잘했다. 그 덕에 딱히 스펙타클한 사건같은 게 등장하거나 하지는 않아 전체적으로는 잔잔한 드라마에 가까운데도 상당히 흥미롭고 긴장감도 느껴지게 한다.

물론 벌어지는 일 자체가 그렇게 무겁지는 않다보니 일정 수준 이상을 넘지는 않고 또 쉽게 해소되기는 한다. 그러나, 마치 복잡하게 얽혀있는 듯 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하고 의심하도록 함으로써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한다.

복선도 무심히 보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알고서 보면 쉽게 눈치챌 수 있도록 은근 잘 깔아둔 편이다.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반전은 좀 싱거운 편이다. 복선들이 ‘설마 이런 거 아냐?’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떠밀어주는 양상을 띄기 때문이다. 심지어 소설의 구성마저도 그러해서 마지막 장에 이르렀을 때엔 대부분 어떤 반전이 일어날지를 쉽게 예상하게 된다.

게다가 몇몇에서 다소 허술한 면이 있기 때문에 조금은 단지 반전을 위한 반전을 쓴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한다.

찝찝함을 남기는 결말도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