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퍼 드윗(Jasper DeWitt)’의 ‘그 환자(The Patient)’는 독자를 소석 속 기묘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표지

이 책의 강점은 구성을 정말 잘 했다는 거다. 정신과의사의 고백으로 시작해서 베일에 쌓여있는 환자를 만나게 되고 그와 관련된 비밀에 접근해가는 이야기가 굉장히 현명하게 잘 짜여져 있다.

책의 내용을 일부 담고 있으며, 재미를 크게 떨어칠 수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이야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 사건에 얼마나 깊게 관여되는가에 따라 나뉘는 초반, 중반, 후반은 각각이 별개의 이야기라 해도 좋을만큼 분위기가 다르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크게 달라져서 일종의 반전처럼 느끼게도 하는데 이게 이야기를 크게 환기시킬 뿐 아니라 진짜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들며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각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짓지 않고 전체에 걸쳐 유효한 떡밥을 깔아 이후를 암시해두기 때문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도 급작스럽거나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각의 부분 중 어느 한 곳에 과하게 비중을 두지도 않았을 뿐더러, 앞선 이야기에서 다음으로 넘어가는 전환이 빠른 것도 좋았다. 이게 이야기 속에 있는 사소한 티들에 집중할 틈이 없게해 책 속 사건들을 온전히 맞딱뜨리게 만들며 그 덕에 작으나마 쇼크 상태를 경험하게도 한다.

각각에서 다루는 것들이 모두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에 가까운 것들이라 더욱 그렇다. 그게 굳이 세세하거나 많이 묘사를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끔찍한 장면을 절로 연상하게 하며, 혐오와 공포를 더욱 부추기기도 한다.

이런 감성에 오로지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처음에 얘기했던 것처럼 책을 정말 잘 구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 이야기를 꺼낼 때부터 에필로그까지 은근히 들이밀고 있던 전제가 무엇보다 더욱 이 소설을 공포스럽게 느끼도록 했다.

되돌아보면 책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쉽게 오해한채 책을 읽기 시작했던게 도리어 이 책을 더욱 실감나고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

반대로 책이 어떤 이야기며 출판 배경은 어떤지 알고 본다면 나와같은 재미와 만족감은 느끼지 못할 거라는 얘기다.

영화든 만화든, 심지어 소설이든 수필이든,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읽는게 무엇보다 가장 좋은 독서 방법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