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티 오메라(Kitty O’Meara)’가 쓰고 ‘킴 토레스(Quim Torres)’가 그린 ‘언젠가 고요한 숲속에 씨앗 하나를(The Rare, Tiny Flower)’은 이해와 경청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다.
신비로운 새가 날아와 떨어뜨린 씨앗에서 신비로운 꽃이 피어난다. 사람들은 모두가 그 꽃에 감탄을 하지만, 곧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일어나게 된다. 각자가 꽃 색을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처음엔 자기의 말이 옳다고 주장을 하다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점차 격앙되다가, 결국 상황은 극단적으로 엇나가게 된다. 더 이상 꽃을 보는 사람은 없다. 단 한명의 꼬마 아이만을 제외하고는.
짧막한 그림책인만큼 아이디어도 이야기도 간단한 편이다. 내용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익숙한데, 인간들이 보이는 모습이나 대립 상황, 그를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가 오랫동안 반복되어 이야기되어온 대중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보는 맛도 꽤 좋고, 보고나서는 마치 새로운 깨달음이라도 얻게된 것처럼 울림도 느껴진다. 이야기를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색을 이용한 표현이나, 그림과 글자의 구성 같은 것도 좋아서 그림책의 장점을 잘 살렸다는 느낌이 든다. 만약 그림책이 아니었다면 이정도로 괜찮진 않았을 것 같다.
꽃을 알록달록하게 그린 건 좀 아쉬웠는데, 서로가 한면만을 보고선 자기만 옳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가 이런 꽃으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구조색을 띄는 꽃이라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든가, 적어도 새로로 긴 꽃잎이었다면 그래도 모양과 위치에 따라 한 꽃잎만 봤을 수 있겠다도 싶겠다만, 얼룩무늬를 한 색으로 착각한다는 것은 좀 이상해 보인다.
반대로, 그만큼 꽃의 실제는 아무 상관 없었다는 걸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너무 다양해서 도저히 편협하게 바라볼 수 없는데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것만이 옳다고 믿는다는 것을 꽤 강하게 비판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