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리 코너(Leslie Connor)’의 ‘메이슨 버틀이 말하는 진실(The Truth as Told by Mason Buttle)’은 한 아이의 죽음에 관한 진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는 ‘메이슨 버틀’이라는 한 소년의 시점에서 펼쳐진다. 난독증이 있는 메이슨은 학습 장애가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받아들이는 것이 느리다. 이는 단지 학과 과정을 따라가는데 더디다는 것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관계 변화를 느끼는 것 역시 민감하지 않다는 얘기기도 하다.

자신의 이야기도 조리있게 충분히 전하지 못한다. 이야기가 이쪽 저쪽으로 튀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상대가 꾹 참고 들어주기보다는 다른 말을 하도록 말을 끊어서다.

거기에 평화로운 성격도 한몫해 놀림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느 날 그런 메이슨에게 즐겨 찾던 곳의 담당 선생님이 글 대신 말로 하는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고 그를 통해 메이슨은 자신이 끝까지 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다른 사람의 방해 없이 조금씩 풀어내기 시작한다.

소설은 처음부터 메이슨의 친구 ‘베니’의 죽음과 그의 죽음이 미심쩍음을 언급하고 시작하는만큼 전체적으로는 그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구성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빠르지 않은데, 그건 경찰이 주요하게 청취하고 싶어하는 메이슨이 좀처럼 얘기를 하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맷’ 일행에게 쫓기는가 하면, 애정하는 개 ‘무니’를 돌보고, 새로운 친구인 ‘캘빈’을 사귀며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꽤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혀 이야기가 지지부진하다던가 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어렸을 때라면 누구든 해보고 싶었을 법한 일들이 그 자체로도 흥미롭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런 일상을 통해 등장인물들에게 시간을 주고 그들만의 개성과 이야기도 충분히 풀어낸다. 그를 통해 메이슨의 순수함이나, 캘빈의 대범함, 맷의 충동적이고 어린 면도 잘 알 수 있도록 한다.

그런만큼, 중간 중간 다른 사람을 미심쩍게 생각케 하기도 하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꽤나 분명히 보이는 편이다. 딱히 미스터리라고 할만한 요소는 거의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좋은 것은 인물과 상황을 묘사하는 필력이다.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조금은 둔한 메이슨이 마침내 주변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라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하기 보다는 감싸는 듯한 말을 내뱉는 것은 물론, 그 후 어른들이 메이슨을 대하는 것까지 모두 그렇다.

그건 아들이 죽은 후 메이슨을 불편하게 대했던 ‘앤디’의 심정 역시 마찬가지다. 지지부진한 수사 상황, 의심스러운 정황, 누구라도 원망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해 그 유혹에 쉽게 빠져버렸음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런 점에서 그런, 시간이라는 고통을 겪지 않은 캘빈의 부모는, 그렇기에 메이슨을 미워하지 않아도 되었던 그들은 (딱히 그들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그저) 어떻게보면 행운아였던 셈이다.

모든게 드러날 때까지는 별 것 아닌 행동처럼 보이던 것이 실제로는 무슨 의미였는지를 알 수 있었기에 내내 침묵을 지킴으로써 메이슨을 믿고 기다려줬던 할머니와 삼촌에게도 감탄을 하게된다. 그랬기에 그 후에 이어지는 일견 급작스러워 보이는 대대적인 행동들도 오히려 마침내 움직였다는 느낌을 충분히 느끼게 한다.

이런 것들을 구구절절한 설명으로 늘어놓지 않으면서도 분명히 느낄 수 있게 썼다는 것이 더 좋다. 알아야 한다고 주입하는 게 아닌, 스스로 알아챌 수 있도록 한 것은 자연히 더 큰 깨달음과 감탄으로 이어진다.

구성과 묘사를 상당히 잘 한 소설이다. 장애나 일종의 약함을 갖고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담은 것 역시 그렇다. 그것들을 꽤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도 잘 그려내 묵직한 울림을 준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