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앤젤(Katherine Angel)’의 ‘내일의 섹스는 다시 좋아질 것이다(Tomorrow Sex Will Be Good Again)’ 여성의 섹스에 대한 네가지 고찰을 담은 책이다.

표지

현대는 가히 페미니즘의 시대라고할만큼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여성 운동과 그에 영향받은 여성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시기다.

당연히 섹스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강간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확실한 거절을 했는지가 아니라 명확한 동의를 했는지로 그 잼정이 바뀐 것이 가장 눈에 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그 동안 여성에서 행해졌던 불합리한 위치, 강간이라는 피해를 당하고서도 왜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았는가를 따지거나 사실은 너 역시 즐겼던 것이며 그러기에 충분할만큼 문란한 게 아니냐고 되물음을 당하며 오히려 2차 가해를 당하게 되는 문제 등을 어느정도 방지해줄 것을 기대하게 한다.1

그러한 변환에 발맞춰 여성의 섹스에 대한 자세도 변화하게 되었는데, 남성 뿐 아니라 여성 역시 성적 욕망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을 알고 당당하게 그것을 요구하며 남성과 동등한 능동적인 성적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이 그 하나다.

마치 정설인 것처럼 얘기되는 이런 대세 주장들에 저자는 의문을 던진다. 과연 그것이 정말로 여성에게 유익을 가져다줄 것이며, 섹스를 즐거운 것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저자의 비판들은 꽤나 적절하다. 얼핏 보기에는 여성을 위한 주장인 것 같은 것들이 사실은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또한 어떻게 정 반대로 해석될 수 있는지를 꽤나 잘 정리했다.

사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슈들은 뭐가 맞다고 하기가 좀처럼 어려운 것들이다. 심지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볼 면도 있어 이렇게 보면 이렇고 저렇게 보면 또 저렇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사실 저자가 언급하는 주장들은 물론 저자의 주장까지도 특정한 한 방향으로 밀어붙였을 때에만 그렇게 해석될 수 있는 특별한 경우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면모를 보인 것 만으로도 저자가 애초에 하려고 했던 것, 즉, 현재의 ‘동의’와 ‘자신감 문화’가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을 던지고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은 분명하게 잘 하지 않았나 싶다.

주제나 내용도 그렇고 문장도 비유적인 것들을 여럿 써서 그렇게 잘 읽히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저자가 책에서도 언급했던 문건처럼 일부러 불필요한 용어를 남발하며 어렵게 쓰인 것은 아니나, 논문이 아니라 일반 대중을 위한 책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접근성이 떨어지는 면모는 좀 아쉬움이 남는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얘기 방향과 달라, 이를 악용한 무고 문제 같은 것은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