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황(Mike Hwang)’의 ‘TOP10 영한대역 단편소설’은 총 10편의 영어 단편소설을 영한대역으로 담은 책이다.

표지

책에 실린 10편의 소설들은 이미 유명한 작가들의 유명한 작품들이다. 즉, 소설의 질은 어느정도 보장된 것이라는 말이다. 작가는 그것을 순서대로 보기 좋도록 난이도 순으로 간추려 담았다. 그러므로 책에서 말하는 Top 순위는 쉬운 순위라고 보면 된다.

그 뿐 아니라 더 재미있는 것 부터, 더 짧은 것부터, 더 최신 것부터 꼽으면 어떤 순서가 되는지도 간략하게 언급해두어 더 흥미를 끄는 것부터 읽을 수 있게도 배려했다.

책에 수록한 소설 목록은 다음과 같다:

쉬운순 재미순 쪽수 년도 저자 제목
1 10 5 1906 오 헨리(O. Henry) 20년 후(After 20 Years)
2 4 15 1921 셔우드 앤더슨(Sherwood Anderson) 달걀(The Egg)
3 7 23 1908 잭 런던(Jack London) 불 지피기(To Build a Fire)
4 3 30 1921 윌리엄 서머셋 모옴(William Somerset Maugham) 레드(Red)
5 9 7 1843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 고자질쟁이 심장(The Tell-Tale Heart)
6 1 11 1936 에블린 워(Evelyn Waugh) 러브데이 씨의 짧은 외출(Mr. Loveday’s Little Outing)
7 6 16 1902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William Wymark Jacobs) 원숭이 손(The Monkey’s Paw)
8 5 60 1922 F. 스콧 피츠제럴드(Scott Fitzgerald)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The Diamond as Big as the Ritz)
9 2 25 1893 토마스 하디(Thomas Hardy) 아내를 위해(To Please His Wife)
10 8 9 1919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큐 국립 식물원(Kew Gardens)

책은 기본적으로 영어 원문과 그것을 해석한 해석본이 양쪽에 나와있는 영한대역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다만, 기존의 영한대역본과 다른점이 있다면 이 책에서는 영어 문장을 최대한 직역해서 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석본만 따로 읽어보면 어색한 문장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순전히 의도된 것으로, 영어 문장을 보고 익히고 번역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걸 보면서는 학생 때 영어를 가르치던 선생님이 생각났는데, 그 선생님이 수업할 때 강조하는 것이 ‘직역’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었다. 하나는 영어 문장을 그대로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럴 듯한 해석으로 얼렁뚱땅 도망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의역을 하면 뜻이 통하는 선에서 우회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번역을 할 때는 (영어와 한국어가 서로 다르므로) 그런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부를 할 때는 그게 영어를 익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거다. 나는 이 책에서도 같은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소설에서 쓰이는 단어나 문법과 용법들을 정리해 두었고, 주요한 단어나 표현을 굵은 글씨와 밑줄로 표시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영문과 번역본이 서로 같은 줄에 대응되도록 편집하여 영문을 보다가 막히는게 있어 참고할 때 찾아보기 쉽도록 했다. 이런 장치들이 영문 소설을 보는데 좀 더 편의를 제공해준다.

추가로 QR코드와 짧은 주소를 통해 원어민 MP3를 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 별도의 회원가입이 없이도 받을 수 있게 한 점이 좋다. 사이트에는 그 밖에 관련 정보나 동영상 같은 것도 올라와 있으므로 방문해 살펴보면 도움이 될 듯하다.

아쉬운 점은 일부 오류가 있다는 거다. grope를 grop으로 썼다거나 하는게 그렇다. 번역도 직독직해 자체는 좋지만, 때론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문장이 있었다. 소설을 소개할 때 ‘더 짧은 것’ 순서에서 ‘3. 불지피기’를 빼먹은 것도 사소하지만 눈에 띄었다.

그래도 이 책은 어려운 영어 소설을 읽는데 도움이 되게 잘 만든 편이다. 단편이라 분량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것도 좋다. 영어 소설 읽기에 처음 도전한다면 도움이 될 듯하다.

영어 소설을 읽으면 실제로 사용하는 살아있는 문장을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읽는 게 쉽지는 않다. 학습을 고려해 만들어진 문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나도 전에 영어 소설을 읽어보려다가 결국 너무 어려워 포기한 적이 있는데, 이 책으로 다시 도전해봐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