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쓰고 ‘마르타 몬테이로(Marta Monteiro)’이 그린 ‘발터 벤야민의 수수께끼 라디오(Um Dia de Loucos)’는 라디오 방송 대본을 재구성해 만든 수수께끼가 담긴 그림책이다.

표지

책에는 모두 15개의 수수께끼가 나온다. 여기에는 넌센스 퀴즈 같은 것도 있고, 수학이나 논리 문제도 있으며, 괜히 복잡하게 생각하면 틀리기 쉬운 단순한 문제도 있다.

거기에 더해 이야기 자체에도 15개의 오류가 있다. 이것들은 수수께끼처럼 겉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기 때문에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이야기를 꼼꼼히 살펴보고 찾아야 한다.

이야기는 이 두가지를 담기 위해 쓰였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단순하고, 썩 좋지도 않지만 수수께끼가 가득하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선과 색으로 이루어진 그림은 굉장히 독특한데, 원래 라디오 방송으로 했던 것이라서 그런지 내용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그저 조미료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듯하다.

수수께끼는 꽤 흥미롭고 재미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풀기엔 좀 거시기한 것들도 있었다. 거기에는, 독일의 고전 문답이나 독일어의 특징을 문제로 만든 것도 있고, 일부 문제나 답이 잘못된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1

이게 ‘오류’로도 이어진다. 작가는 맞는 얘기라고 썼던게 후에 틀린걸로 밝혀져 오류도 실제로는 15개가 아니라 16개로 늘어났는데, 해답에는 여전히 15개만 있는 걸로 나온다.

두뇌 게임을 표방하는 책인 것인 걸 생각하면 이런 오류는 좀 치명적이다. 굳이 원문을 그대로 번역해 담기보다는, 한국 문화에 맞게 바꾸고, 실수도 좀 더 꼼꼼하게 검증해 수정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1. 문제 6은 이미 잘못한게 밝혀져 책에 그 내용이 나와있다. 다만, 굳이 잘못된 내용을 소개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냥 올바른 내용만 담는게 낫지 않았을까. 또 문제 3은 ‘둘레’가 5cm 더 큰 원을 그린다고 했으므로, 크기가 다른 두 고리의 폭은 서로 다르다. 같다고 하려면 둘레가 아니라 지름이나 반지름이 5cm 더 큰 원을 그린다고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