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스탠드’는 이해를 주제로 한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의 주요 소재는 VR이다. 그것도 꽤나 발전된 형태의 그야말로 미래 VR, 여러 작품에서 ‘다이브’라느니 ‘체감형 VR’ 등으로 등장하기도 했던 그런 녀석이다. 다만, 마치 이세계로 가는 문과 같은 수단으로 사용하는 가벼운 판타지 소설들과 달리 이 소설은 좀 더 현실에 뿌리를 둔 채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장치로서 사용된 느낌이다.

VR이 다소 근미래적인 SF 요소로 그려진 것과 달리 주제와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VR과 그것이 가져오는 경험이 아니라 그것을 만들고 또 체험하는 사람들과 그들간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통해 이해란 무엇인지, 과연 인간은 서로 이해라는 걸 할 수 있는 것인지를 꽤 깊게 생각해보게 하는데, 단지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꽤나 깊은 부분까지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줘 저자 역시 주제에 대해 담다르게 사유하고 고민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인간과 관계, 이해에 대해 여러 상황과 말들을 얘기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어떤 것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 보다는 이런 것에 가깝지 않을까 하고 느낄 수 있게 하는데 어설프게 한 단면만을 잘라내 정의하는 것보다 나은 방식으로 보인다.

이해라는 말 Understand를 Under와 Stand로 나누어 아래에 섬으로써 비로서 알게되는 것이라고 얘기하는 게 좀 독특했는데, 생각보면 이것도 작품 전체에서 이야기하는 이해의 한 표현으로 어울리기도 한다.

단지 주제만 잘 담은 게 아니라, 구성과 이야기의 완성도도 꽤 괜찮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