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투’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디언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이다.

표지

그의 능력은 어떻게 보면 보잘 것 없다. 고작 포포 열매 씨앗을 뱉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멀리, 그러면서도 정확하고 또한 세게 뱉을 수 있다. 동물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거리에서도 뿔을 부러뜨리고 몸에 맞춰 사냥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전국이 쳐들어와 전쟁이 벌어졌을 때, 왁투는 그 능력으로 적장을 쓰러뜨리고 크게 활약한다. 마을의 영웅이 된 것이다. 왁투는 한껏 고취된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은 전쟁으로 남은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바쁘고, 계속되는 화려한 환대를 상상했던 왁투는 기대와는 다른 대접에 왠지 모르게 심술이 난다. 그래서 그는 그 능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심통을 부리는데 사용한다.

길 가던 거북이를 쏘아 뒤집는다던가, 새 둥지를 떨어뜨리고, 개가 밥을 못먹도록 밥그릇을 밀어낸다거나, 연 줄을 끊기도 하고, 더 나아가 물 항아리를 깨거나 낚시줄을 끊고 벌집을 떨어뜨리는 등 전차 심술의 수위도 높아져 간다. 급기야는 사람들이 애써 복구하고 있는 마을을 엉망 진창으로 만들기에 이른다.

결국 모두에게 원망을 사고 쫒기게 되는 왁투. 이제 그는 어떻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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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누구나 장난처럼 해봤을 씨 뱉기를 소재로 한 아기자기한 상상력에, 이국적인 문화와 풍경, 그리고 이야기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림이 곁들여진 이 그림책은 그저 ‘애들용’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 매력적이다.

이야기도 좋다. 짧은 내용 안에 담느라 거창한 갈등이나 극적인 해소, 뭐 그런 걸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소소한 이야기가 왠지 웃음짓게 만들면서도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교훈적인 면도 있다. 그리고 미소가 절로 지어지게 만드는 마무리까지.

상상력과 그걸 담아낸 이야기, 그리고 그걸 보여주는 그림까지 모두 맘에 든다. 흑백 위주로 그리고 일부만 색을 칠하여 강조가 되도록 한 표현도 좋다. 그 안에 사용한 상징도 감탄이 나온다.

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이 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