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부자 이야기’ 시리즈 8번째 책인 ‘발렌베리 사람들’은 스웨덴의 유명한 부자 가문인 발레베리 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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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대게 부자를 싫어한다. 그렇다고 부자가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거나, 부자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부자라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사람들이 부자에 대한 인식이 안좋고 싫어하는 이유는 현재 한국의 부자라 할 수 있는 소위 ‘재벌’들이 대부분 마뜩잖아서다. 정치, 경제 모두에서 권력을 쥐고 지 멋대로 흔들어 대지 않나, 그렇게해서 벌어들인 것들을 모두 세습해 기득권을 유지하고, 심지어 그것을 자신들만의 힘이나 지위로 생각하는 정신적인 면까지, 어느 하나 봐줄만한 게 없지 않은가.

스웨덴을 대표하는 부자 가문 중 하나인 발렌베리는 그와는 다르다. 사업에서 성공하고 부를 쌓고 그것을 대를 거듭하며 발전시켜 거대한 그룹을 이루었으나, 그렇게 얻은 수익을 사회와 나누며 무엇보다도 양심에 어긋나지 않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제대로 실천한 발렌베리 사람들 중엔 그래서 단지 사업가가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 많다. 전쟁이란 어둠 속에서 사람들을 위해 끝까지 노력했던 ‘라울(Raoul Wallenberg)’이 대표적이다.

더 편하게 더 많은 부를 누리며 살 수 있었을텐데도 스스로 절제하고 노력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알고, 그것들을 있게 한 사회나 이웃들과도 나눌 줄 안다. 그러니 어찌 이들을 지지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쩌면 그랬기에 무려 5대에 걸쳐 150년 넘게 기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들을 가진 스웨덴이 부럽기도 하다.

현대 한국에는 이런 사람들을 찾기 어렵다. 어쩌면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그리고 군사 독재 등을 거치면서 그나마 있던 싹마저 뿌리 뽑혀 그런게 아닐까 싶다. 누구도 사회적 의무나 도덕성을 얘기하지 않는 한국에서 구호뿐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그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