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린 헌터(Erin Hunter)’의 시리즈 세번째 책 ‘전사들 1부 예언의 시작 3 비밀의 숲(Warriors: The Prophecies Begin #3 Forest of Secrets)’은 파란만장한 천둥족의 변화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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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에서는 1권에서부터 언급하던 중요 떡밥을 하나 해소한다. 사실 떡밥이라기엔 좀 노골적으로 보여주었던 것이기도 하고, 이야기가 파이어하트의 입장에서 전개되다보니 자연히 어떠할지 상상이 가는 것이기도 했는데, 그걸 때때로 아닐 수도 있겠다 싶게 만들기도 하고 다른 이야기도 보태면서 이제껏 미뤄왔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이제 좀 해소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 차에 마침 적절히 해소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1권부터 시작한 이야기의 큰 줄기들도 대체로 마무리 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후속 이야기를 위한 요소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는데, 그게 다음 이야기를 계속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다. 끝이지만 끝이 아니랄까. 외국 드라마를 보면 미드 시즌 파이널(Mid-season finale)이라는게 있는데, 그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숲의 고양이 천둥족으로 다시 태어나 종족에 대한 충성을 증명해온 파이어하트는 이번에도 여러 활약을 하는데, 그럼에도 그에게 붙은 애완고양이 출신이라는 딱지는 가실 줄을 모른다. 심지어 파이어하트 개인의 정체성 문제처럼 보였던 이전과는 달리, 3권에서는 천둥족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종족적인 이슈로 더 커진 느낌도 들었다. 이게 앞으로도 그에게 험난한 일들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예상케 하기도 한다.

3권의 소설적인 재미는 여전히 만족스러운 편이다. 그저 상상에서나 있을법한 판타지가 아니라 실제로도 그럴듯한 고양이 세계를 그린 것도 좋았고, 그걸 이야기로도 잘 풀어내서 읽는 맛도 있었다.

다만, 떡밥 뿌리는게 좀 노골적이고, 전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 치고 액션이 약하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번역도 그렇다. 한국어로는 어색하거나 원래 주려던 느낌같은 걸 살리지 못한게 있어서다. 예를들면, ‘쥐 똥’ 드립이 그렇다. 아마 영어의 bullshit 같은 걸 고양이 세계에 어울리게 변형한 일종의 언어유희가 아닌가 싶은데, 문화가 달라서인지 잘 와닿지 않는다. 어차피 그대로 살리기 어렵다면, 다소 의역이 되더라도 한국어로서 자연스럽게 바꾸는게 더 낳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