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졸리(Dan Jolley)’가 쓰고 ‘돈 허드슨(Don Hudson)’이 그린 ‘에린 헌터(Erin Hunter)’의 ‘전사들 그래픽 노블: 타이거스타와 사샤(Warriors: Tigerstar and Sasha)’는 타이거스타와 그의 짝 사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표지

‘타이거스타’는 좀 미묘한 캐릭터다. 그가 얼마나 용맹하고 강한 전사였는지 얘기하는 것 치고 허술하거나 지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오랫동안 악역으로서 등장하는 것 치고는 그의 계략이 그렇게까지 잘 통했다고 평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주인공에 맞선 캐릭터다보니 결국 당해야 한다는 역할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그가 무려 두 마리와 짝을 이뤘었다는 것은 얼핏 의아해 보일 수도 있다. 대의가 없는 악당으로 취급되는데다, 그 자신의 매력도 그렇게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짝 중 하나이면서 타이거스타가 싫어하는 부류인 애완고양이 출신인 사샤의 이야기를 풀어내겠다 한 것은 꽤나 빈 곳을 잘 찾아낸 것이라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제목에도 들어가 있는 것과 달리 이 만화에서도 타이거스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그려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대부분이 본편에서 그려졌기 때문에 중복을 피하려고 그런 것 같기도 한데, 그 덕에 타이거스타에게 부족해던 부분들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다.

책에는 타이거스타도 등장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거의 대부분이 ‘사샤’의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시점도 처음부터 끝까지 사샤의 것 하나로 일관되어있다. 엄밀히 말해서 ‘사샤 편’이 더 맞다는 얘기다.

그래서 기대와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본편에선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그림으로써 전사들의 외전으로서는 꽤나 만족스러운 책이 되었다. 애완고양이었던 사샤가 어떻게 전사 못지않은 고양이로서 숲에서 살게 되었는지나, 왜 그 자식들만이 강족 전사가 되었는지 등이 나름 잘 그려졌다.

다만, 다른 그래픽 노블들과 비슷하게 이야기가 좀 함축된 요약본같이 만들어진 느낌이 있다. 흐름이나 변화를 느낄새도 없이 다음으로 전개가 되어버려서 왜 타이거스타에게 그토록 끌리게 되었는지와 같은 감성적인 부분은 그리 잘 와닿지 않는다. 각잡고 만든 게 아니라 일종의 기획물같은 외전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역시 짧은 분량으로 인한 한계는 좀 아쉽게 느껴진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