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 크레프트(Nora Kreft)’의 ‘소크라테스, 사랑이 뭔가요?(Was ist Liebe, Sokrates?)’은 사랑을 철학적으로 생각해보는 책이다.

표지

책에는 대표적인 철학자라고 할 수 있는 8인이 등장한다. 시대를 뛰어넘어 모인 이들은 대체 사랑이란 무엇이고 그것은 왜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대해 토론을 시작한다.

다양한 시대에 걸쳐 활약한 철학자들이 모인만큼 이들의 주장은 꽤나 큰 차이가 있는 듯 보인다. 누군가가 사랑이란 이런 것이라며, 그 궁극적인 목표란 무엇이라고 얘기하면 그런 것으로는 이러한 상황이나 행동은 설명할 수 없다며 반론을 제기하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에 동조하거나 대립되는 의견을 내면서 철학적으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꽤잘 잘 정립해나간다.

이 책이 좋은 점 중 하나는 여러 철학자들이 모여 자신의 의견을 낸다는 컨셉을 꽤 잘 지켰다는 거다. 단지 유명 철학자들의 이름만을 빌려온 것이 아니라 그들이 생전에 발안했던 이론 등을 사랑이라는 주제에 맞게 얘기하도록 함으로써 정말로 그들이 자리에 참가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거다.

책에서의 발언이 각 철학자들이 생전에 했던 말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그들이 어떠한 얘기를 했었는지를 알게해주게도 한다. 사랑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연히 대표적인 철학 이론들을 살펴볼 수도 있게 한다는 거다.

기본적으로는 각 철학자들의 생전 이론을 기반으로 하되 얼마든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또한 받아들이는 모습을 그린 것도 좋았다. 물론 어떻게 보면 철학자들이 자신의 신념을 버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그게 저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맺기 위한 것이라 마뜩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철학자들이 단순히 이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으며, 오히려 자기 생각만 아는 고집불통이 아니라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이들로 느끼게도 한다. 책속에서 오가는 대화 역시 그저 앵무새처럼 자기 주장만을 반복해 뱉어내는 것이 아니라 진짜 토론을 벌이는 것처럼 느끼게 하며, 그렇게 수렴된 결론 역시 수긍할만 했기에 나쁘지 않았다.

꽤 본격적인 내용도 나오기는 하지만, 가상의 소설적인 대화로 풀어냄으로써 철학적 사유들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

철학은 마치 과거의 유산인 것처럼 여기지도 하지만 지금 다시 살펴봐도 여전히 뛰어나고 놀라운 고찰이 담겨있어서, 과연 쉽게 흔들리지 않는 지혜라는 생각도 든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