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위의 낱말들’은 스물여덟 편의 단편과 열 편의 에세이를 담은 책이다.

표지

이 책은 작가의 생각이나 감정, 경험에서 비롯된 것 같은 것을 적어 에세이로 분류하기는 한다만, 거기에서 뻗어나와 만들어지는 것들은 꼭 저자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온전히 만들어진 이야기로 읽히기 때문에 책은 일종의 소설집으로도 보인다.

작가는 명사와 동사 중 일부 단어를 선택해 그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마치 식물이 싹을 틔우고 가지를 뻗어 새로운 곳으로 뻗어가듯 이어지는 이야기도 종잡을 수 없이 이어진다. 어떤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단어로 이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단어에서부터 풀려나온 이야기가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해가기도 한다.

치밀하게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는 듯한 이야기를 보는 것은 꽤 색다른 경험이다. 책에는 관련해서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도 함께 실렸는데, 이 역시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볼 수 있어 흥미롭다.

‘단어의 중력’이 즉흥적인 일종의 단편 소설집이라면, ‘사물의 노력’은 말 그대로 저자의 신변잡기와 생각을 담은 에세이 그 자체다. 각각의 사물들에 얽힌 저자의 일화들은 낯설기도 하면서 또한 우리네 일상과 크게 다를 것 없어 쉽게 다가온다.

에세이는 앞선 단편들과 문장부터가 다른데, 흥미롭기는 하나 조금은 난해한 느낌이 있었던 단편과는 달리 일상을 그린 것이라서 그런지 훨씬 읽기도 좋고 잘 들어온다. 수록된 일러스트들도 적당해서 잘 어울린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