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머피(Jill Murphy)’의 ‘꼴찌 마녀 밀드레드 8: 좌충우돌 최우수 마녀 시상식(First Prize for the Worst Witch)’은 시리즈 여덟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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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실수도 하고 말썽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그것들도 결국엔 긍정적인 결과로 바꿔온 ‘밀드레드’는 어쩌면 더 이상 ‘꼴찌 마녀’가 아닐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제는 빗자루 비행도 최고의 파트너 ‘스타’와 함께 너무나 잘 해내기도 하면서 과거의 모습은 떨쳐낸 것처럼 보인다. 이제 곧 다가오는 시상식에서 ‘학생 대표’로 뽑히고 싶다는 바램을 수줍게 품어 보는 것 역시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 (아니나 다를까) 또 다시 곤란이 닥치게 되는데, 스타와 얘기치않은 이별을 하게 된 것이 그 하나다. 그 때문에 비행도 다시 불안정해지게 되고, 무엇보다도 스타가 그리워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그녀는 스타를 만나러 몰래 찾아가게 된다.

이전 이야기들에서 마법을 왜 함부로 쓰면 안되는 것인지를 잘 보여줬다는 걸 생각하면, 이번 이야기에서는 마법이 좀 가볍게 다뤄지는 느낌이다. 학교를 벗어나서 마법을 사용할 뿐더러, 심지어 그것을 일반인에게 대놓고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말썽은 어떻게 보면 전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는데, 단지 마법사와 마녀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엮여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왜 그래서는 안되는지 오히려 의문스레 여길 수도 있다. 단지 위험성만을 생각해서 조심하려고 했다면 애초에 마법학교 따위 세우지 말고 모두에게서 마법이 잊혀지도록 해 나가면 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걸 굳이 학교까지 세워 가르치는 것은 결국 마법을 긍정하고 보다 잘 사용하게 하기 위한 것인바, 어찌보면 밀드레드는 그런 학교의 본질, 가르침을 실로 잘 실천한 것에 가깝다. 이번에도 역시 저도 모르게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이다.

그러한 와중에, 여러 학생들에게 어떤 상을 줄지 고민하면서 이것 저것 따지던 선생님들이 이런 문제를 통해 학생들을 다시 돌아보면서 자신들이 꼽던 것들이 미처 눈에 띄지 않던 학생들에게 어떻게 자리잡고 있었는지를 깨닫는 장면도 여러가지를 생각케 한다. 어쩌면 우리는 지나치게 겉에 보이는 것만으로 아이들을 판단하고 선을 긋고 있었던 건 아닐까.

졸업만을 앞둔 최고 학년이 되는 이야기를 끝으로, 오랫동안 천천히 나왔던 꼴지 마녀의 이야기는 일단 마무리가 되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이야기가 완결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닌데, 과연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라도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게 될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