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블랙(Sue Black)’의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Written in Bone: Hidden Stories in What We Leave Behind)’은 흥미로운 법의학과 그 사례를 담은 책이다.

표지

법의학이 대중에게 과학수사로서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법의학을 다룬 책, 심지어 실제로 활약했던 사건 사례를 곁들인 것이라고 하면 흥미로운 법의학적 전문 지식들이 들어있거나 일종의 형사 드라마적인 재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히기 쉽지만, 그런 걸 기대했다면 좀 기대치 않은 책일 수 있다. 그보다는 훨씬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좀 가볍게 쓰였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뼈 모양이 어쨌다던가, 어떻게해서 사건 발생 시기나 사망 사유같은 주요한 내용들을 알 수 있는지는 물론, 무엇보다 이미 상당히 부패가 진행된 시체나 그러한 시체의 일부 만으로도 특정인임을 알아낼 수 있는가처럼 꽤나 진지하고 전문적인 법의학적인 내용을 얘기하기도 하고, 그것이 실제 사건 사례에서는 어떤 활약을 했는지도 얘기하기는 하지만 일정 선 이상으로는 결코 깊게 파고들어가진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격은 그러한 이야기를 저자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풀어놓기에 더 강하다. 그래서 책은 일종의 직업 에세이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그 덕에 법의학이나 해부학적인 지식같은 게 없는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쉽게 읽어나갈 수 있게 해준다. 대신 전문가의 보다 깊은 이야기를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다소 가볍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도 편하게 읽을 수 있고, 법의인류학의 활약이라던가 그에 담긴 의학적인 상식들 역시 여럿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법의인류학과 그 활용이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꽤 재미있게 읽을 만하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