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요시쓰구(小林 快次)’가 감수하고 ‘가와사키 사토시(川崎 悟司)’가 그린 ‘너무 진화한 공룡 도감(やりすぎ恐竜図鑑 なんでここまで進化した!?)’은 조금은 특별한 관점이 매력적인 공룡 도감이다.

표지

공룡은 정말이지 매력적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너무나도 다양한데다 각각의 특징까지 강해서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런데 사실 이건 당연한 것이다. 애초에 지금 우리가 아는 공룡들의 모습은 많은 부분이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보다는 인간의 취향이 반영된 모습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공룡이 인간들의 기준에서는 까마득히 먼 전에 살았던 생물인데다 화석등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아낼 수 있는 정보에도 한계가 있어서다. 기술부족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시간이 가고 기술이 더 발달하면서 전에는 얻지 못했던 정보를 얻기도 하고, 같은 것을 보면서도 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것을 알아채기도 한다.

그래서 공룡 도감은 다른 도감보다 훨씬 더 최신의 정보를 담은 최근 책을 보는 게 중요한데, 아무래도 연구 속도가 그렇게 빠른 것은 아니다보니 같은 내용이 반복되어 계속 보다보면 지루한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포켓몬도 아무리 귀엽고 신기하더라도 계속 피카츄종만 나오면 별로 흥미롭지 않을 것 아닌가.

그걸 이 책은 굉장히 슬기롭게 해결했다. 단순히 공룡들을 나열하고 소개만 하는 게 아니라 그 공룡들의 특징을 더욱 강조해서 왜 그런 모습, 그런 특징을 갖게 되었는가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말이다. 이게 같은 공룡을 보면서도 색다른 느낌으로 보게 해준다.

삽화도 특징을 살려서 잘 그렸기 때문에 설명과 함께 보는 맛이 있다. 3D를 활용해 좀 더 사실적인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역시 아직은 환상의 영역에 있는 생물이다보니 일러스트로 그리는 것이 좀 더 공룡의 매력점을 잘 살려 보여주는 방법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쉬운 것은 책의 컨셉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거다. 대체 왜 그렇게 진화한건지, 그 공룡만이 가진 특징은 무엇이고 그건 어떤 의미가 있으며, 비슷한 종의 다른 공룡과 달라진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어떤 것은 전혀 설명하지 않은 채 그냥 이런 저런 특징이 있다 정도만 나열하고 지나가기도 한다.

그나마 있는 것도 왜 그런지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하고 ‘이러이러하다’ 정도에서 그치는 게 있어 설명이 오히려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왜 조반류가 조류의 조상이 아니고 용반류가 조류의 조상인지부터가 그렇다. 진화라는 것이 일부 특징이 강화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라면 당연히 조반류가 발달해 조류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왜 그렇지 않은건지 또 용반류가 어떻게 변화해서 조류가 된 것인지는 결국 얘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보는 이유 중 하나가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데 오히려 보고나서 더 한 의문이 남게되다니;

물론 이건 공룡분야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 공룡들의 모습도 제대로 확정하지 못한만큼 그들의 특징이나 그런 진화의 이유, 진화 트리 역시 온전히 파악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공룡들을 특징 위주로 설명하는 것이 각 공룡들의 차이를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주고 그게 더 흥미를 당기기도 하기 때문에 기존에 봤던 도감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도 꽤 흥미롭게 볼 수 있다.

공룡 분야에서는 나름 알려진 교수이며 책도 여럿 낸 듯 한데 다른 저서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