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을 멘 예똘이’는 아빠를 잃은 예똘이가 슬픔을 이겨내는 모습을 그린 그림책이다.

표지

예똘이는 하늘나라로 간 아빠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하지만, 엄마가 알면 슬퍼할까봐 내색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고는 학교에 가려고 가방을 메고 나서는데, 이상하게 가방이 무겁다. 자기도 모르게 털썩 주저않아버릴 정도다. 그래서 봤더니 왠 덩치 큰 곰이 들어있는게 아닌가. 곰은 이대로면 학교에 늦을거라며 놀리기만 할 뿐, 아무리 꺼내보려고 해도 꼼짝도 않는다.

예똘이는 어쩔 수 없어 그대로 메고 학교로 향하지만, 결국 얼마 못 가 땀을 뻘뻘 흘리며 주저않게 된다. 그 때, 가로수가 산들거리는 나뭇잎으로 예똘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사알 닦아준다. 거기서 예똘이는 아빠의 다정한 손길을 떠올린다.

그 후에도 멧돼지가 힘들게 할 때는 육교가, 여우가 그럴 때는 거울이 나타나 예똘이를 위로하고 아빠와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아빠는 이제 비록 다시 만날 수 없지만 예똘이의 안에 함께 살아있음을 깨닫게 한다.

여기서 곰, 멧돼지, 여우는 예똘이의 괴로움과 슬픔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들이 책가방에 들어 앉아 어떻게 해도 떨어지지 않는 것은 가족의 죽음이라는 것이 그처럼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가로수와 육교처럼 아빠와 함께 했던 것에서 쉽게 추억을 떠올리고 그 날의 행복을 돌이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아빠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신에게서 아빠의 모습을 찾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계속 아빠를 추억하고 기릴 수 있게 하며, 또한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되어줄 것이라고 얘기한다.

책은 마치 판타지 세계를 들렀다 오는 것 같은 이야기를 통해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하기에 꽤 묵직한 느낌을 준다. 학교를 가는데 꼭 필요한 책가방과 거기에 들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을 통해 예똘이의 슬픔과 그 무게, 그리고 이겨내는 과정을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확실하게 표현한 것도 좋았다. 비유적인 표현이 이야기를 더 돋보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