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시대’는 자본주의의 역겨움을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

어디까지가 실제를 반영한 것일까. 그것이 헷갈릴만큼 소설 속 상황과 장면들은, 대체 왜 그러는 것인지 등장인물들의 사소해보이는 결정이 의하해 보이는 한편, 절로 어지럽고 토기가 쏠릴만큼 현실적이다.

수재교육에서 벌어지는 행태들은 얼핏보면 좀 과장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악성이라 할만한 시스템에 인간들까지, 너무 집약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리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그만큼 시스템과 그걸 만든 인간, 그리고 그걸 악용하는 인간들이 너무 조화롭게 잘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그렇기에 더욱 인간들이 쉽게 그렇게 할 수 있어 보이며, 대외적인 이미지와 법을 이용하는 것 또한 적절해서 이들이 왜 무기력하게 그저 착취당할 수 밖에 없는지도 꽤나 그럴듯하다.

그런만큼 이게 맞나 의심하고 또한 행동까지 해 나가는 ‘연우’는 어떻게 보면 좀 이질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의 행보는 우리가 이런 부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무력한 몸부림인가 싶어 끝내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소설은 마치 일종의 좀비물인 것처럼 소개되어있다만 전혀 그런 소설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도 100%의 사회 비판 소설이다. 당연히 그 속의 인간들을 좀비로 비유하는 것도 전혀 와닿지 않는다. 무기력하고 그저 관습적으로 살아가기만 할 뿐인 존재를 비판적으로 일컬는다거나, 무임노동을 빗댄 것이었다면 또 모르겠으나, 이 소설이 좀비로 일컫는 대상은 전혀 다른 부류이기 때문이다.

다분히 좀비물의 인기에 탑승하려는 듯한 어그로성 제목과 소개는 분명 이 소설에 관심을 갖게 하는 요소였기는 하나, 단지 그것 뿐이었다는 점에서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급작스런 이야기의 마지막도 사회 비판이라는 측면을 강조해준다는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소설로서는 역시 아쉬움을 남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