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 맥디블(Bren MacDibble)’의 ‘씨앗을 쫓는 아이들(The Dog Runner)’은 대기근으로 황량해진 상황을 해져나가는 두 남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소설은 모든 목초가 말라 죽어버린 세계를 그리고 있다. 붉은곰팡이라는 새로운 곰팡이 때문이다. 식물의 멸종은 단지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식물을 먹고 자라는 초식동물은 물론 초식동물을 먹는 육식동물, 물론 인간에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얼마나 먹을것이 없는지, 개중에는 남을 해하고 그들의 것을 빼앗는 사람도 나올 정도다.

딱히 거대한 폭발이나 그 자체로 죽음을 몰고오는 팬데믹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붉은곰팡이가 가져온 세계는 거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유사하다. 실제로 저자는 그런 세계를 꽤나 잘 그려냈다. 약탈자들이 횡행하기에 누구도 믿을 수 없어 불안에 떠는 것은 물론, 어떻게든 한줄기 희망을 가지고 그를 향해가는 것이나, 그 과정에서 약탈자들과 부딛히며 일종의 긴박한 모험담처럼 흘러가는 것도 그렇다.

이 부분은 개 썰매를 타고 아이 둘이 먼 길을 간다는 설정에서부터 세세한 액션 묘사까지도 꽤나 훌륭한 편이다. 식량난이 인간들을 어떤 골목으로 몰아부칠 것인지도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나름 흥미롭다. 그래서 거의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이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된 붉은곰팡이 사태와 그를 극복하는 방법이 너무 허술하다는 거다. 그러다보니 이야기의 마무리 역시 좀 후닥닥 대충 끝내버리는 느낌도 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꼭 어느 영화에서 본거랑 똑같은데; 지역적(민족적)인 양념을 꽤 진하게 친것까지도!

어떻게 보면 식물들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특이한 곰팡이가 존재한다는 것부터가 좀 설득력이 떨어졌다.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곰팡이들과 그 성질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그렇게 쓰긴 했지만, 애초에 진지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그리려 했다기보다는 어디까지나 그를 통해 식량난과 무분별한 자연 훼손 등을 메시지로 담으려고 한 것이다보니 결국 한계가 부딛힌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