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무라 료야(松村 涼哉)’의 ‘15세 테러리스트(15歳のテロリスト)’는 소년법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표지

소년법은 아동 권리와 인권 등을 내세우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실상 의무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법이다. 원래는 청소년을 보호하고 계도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어리기 때문에 경험이 적어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올바로 판단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그를 감안하여 죄를 크게 낮춰주자는 것이다. 아이들을 엄격히 벌함으로써 자칫 사회 일원이 되지 전에 망가져 버리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요즘말로 하자면 소위 ‘원코인’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모든 법이 다 그렇듯, 소년법은 악용되기가 너무 쉽다는 거다. 촉법소년을 실행범으로 이용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가장 최악은, 청소년 스스로가 법의 허점을 이해하고 그걸 이용하기도 한다는 거다. 소년법의 내용과 그 판례 등이 널리 알려진데다, 청소년들의 육체적 발달 등이 전보다 빨라진 덕이다. 그래서 소년법은 본디 구제를 위한 것이었던 것에서 벗어나 사실상 뭘 해도 상관없다는 일종의 면죄부같은 것으로 변질된 면이 있다. 그래서 국민 감정은 소년법 폐지 쪽으로 꽤나 크게 기울어 있는 편이다.

그런데도 왜 좀처럼 원천적인 개정/폐지가 행해지지 않는 걸까. 단순하게는 국제인권규약나 촉법소년에 의한 범죄의 빈도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이런 여러 면들을 소개함으로써 소년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고 한다. 그리고, 왜 이렇게까지 소년법이 문제가 되고있는지를 뜻밖의 방향에서 재조명한다.

이런 성격덕에 설명조로 짧은 강의나 웅변같은 장면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그걸 범죄 스릴러와 미스터리로도 연결해서 이야기 자체도 나름 보는맛이 있게 만들어서 지나치게 메시지에 치중된 느낌만 들지도 않고 소설로서의 완성도가 꽤 괜찮은 편이다.

소년법 문제를 단지 처벌이나 복수에만 초점을 맞춰 소비하지 않고 과연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 저자가 꼬집는 문제나 의견들이 대부분 공감하고 수긍할만해서 메시지가 잘 살아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소설은 2019년 당시의 일본법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그 후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1, 한국의 소년법이 일본의 것을 참고해서 만들었다고 봐도 좋을만큼 내용은 물론 그로인한 문제까지 닮았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도 공감하고 생각해볼만하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이후 한차례, 2022년 4월 1일에 18~19세 소년을 ‘특정소년’으로 분류하여 강력범죄 피의자가 되었을 때, 신상공개를 검토할 수 있게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