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한강’은 잠시 머무는 일종의 사후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마치 한강처럼 생겨서 제2한강이라고 부른다는, 온통 푸르댕댕한 모습이 가득이 그곳은 자살자들만이 와서는 완전히 떠나가기 전에 잠시 머무는 곳이다.

끝내고 싶어서 죽음을 택한이들을 그대로 끝을 맞지 못하게 만들고서는 정말로 끝내고 싶다면 한번 더 자살을 하라는, 그러지 못한다면 언제까지고 그 파란 곳에 머무르면서 계속해서 끝내고 싶었던 삶을 떠올리고 괴로워하라는, 이 이상한 공간은 마치 변태적인 사디스트 신의 잔혹한 모형공원같다.

저자는 이곳에 오게된 사람들을 어떤 특별한 경향성이 있는 이들로 그리지는 않았다. 그들에겐 모두 다른 각자만의 사정이 있고, 자살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며, 금세 ‘다시 자살’을 하거나 수년이 지나도록 계속해서 제2한강에 머무르는 등 생각과 행동도 개별적이다.

저자는 또한 그들이 어떠해야 한다고 얘기하지도 않는다. 그런 일로 죽지 않았어야 했다거나, 왜 죽지 않을 이유를 알아보지 못했냐고 하지도 않고, 그들의 죽음이 누구의 책임이라거나 어떻게 하면 죽지 않았을지를 명확하게 규정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단지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또 왜 죽음을 선택했으며, 제2한강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그저 하나씩 보여줄 뿐이다. 그것이 설사 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더라도 말이다.

그들이 제2한강에서 다시 자살하여 완전한 무로 돌아가기까지의 이야기는 사후세계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실제 자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에 더 가깝다. 그래서 더 현실감과 안타까움이 있다.

대놓고 얘기하지는 않지만, 자살에 대해 부정적인, 만류같은 것도 느낀다. 애초에 환생이 없는, 완전한 소멸만이 기다리는 정류장같은 곳으로 제2한강을 설정한 것도 그렇고, 그들의 소멸을 그린 것 역시 좀 그렇다.

애써 의미를 찾고 희망적인 무언가를 가지려고도 해보지만, 결국엔 그러니 자살따윈 하지 말라는 근본적인 생각으로 돌아온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