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시간’은 제3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과 응모작 중 일부를 엮은 SF 단편집으로, 책 제목도 동명의 수상작에서 가져온 것이다.

표지

‘한낙원과학소설상’은 청소년 과학소설에 공헌했던 한낙원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크게 2가지 ‘SF’와 ‘어린이 청소년’을 주요시 하는 공모전이다. 이는 한낙원 선생이 과학소설이야말로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 부딪치게 될 문제들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믿었던데 따른 것이다. SF라는 장르가 미래상을 그리는 것이므로, 이를 통해 앞으로를 상상해보고 문제나 개선책 등을 고민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SF 소설은 또한 현재를 비추기도 한다. 현재의 문제가 미래에 극단적으로 심화되는 경우를 다루는게 그 한 예다. 실제로 수록작 중 상당수는 미래상을 그리지만 현실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도 흥미롭게 읽어 갈 수 있는것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SF라는 미지의 옷으로 치장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자체로 새로운 소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에 어울리는 SF 요소를 적절히 잘 사용했고 비중도 적절한 편이었다. 자칫 세계관을 더 정확히 전달하려다 보면 단편이라는 분량상 이야기가 부실해질 수 있는데 딱히 그런것은 없었다.

청소년 문학인 만큼 쉽고 편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게 쓴것도 좋다.

다만 이야기로서의 재미보다는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에 좀 더 집중한 느낌이 있다. 좀 노골적인 측면이 있달까. 이야기를 통해 주제를 떠올리게 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주제를 보여주기 위한 이야기를 쓴 느낌이다. 그래서 다 읽고난 후엔 주제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해 보게 되기는 하지만, 소설 그 자체로서의 재미는 좀 아쉽지 않나 싶다. ‘왜 그렇게 되는가’에 대한 설명이 잘 납득되지 않는 것도 일부 있고.

그래도, 볼 때 재미있고 주제도 잘 담아서 SF 단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한낙원 작가의 소설과 1, 2, 4회 수상작들도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